한 달도 되지 않는 사이에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로 계약했던 인테리어의 인자도 모르는 사람이 남겨두는 후기이자 팁.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본다.
1. 인테리어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일단 적어도 인테리어 업체는 3개 이상 알아볼 것. (feat. 셀인 네이버 카페)
하나만을 믿고 가기엔 진행 중에 자책을 너무 많이 하게 된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업체에서도 아마 이랬을 거란 나를 위한 위로차원으로 알아두자. 하나만 보고 가면 다른 데서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의심만 한가득 든다.
네이버 카페 셀인이라는 곳도 뚫어두자. 셀프 인테리어를 줄인 말로 일반 회원이 되기 전까지 게시물을 제대로 못 보기 때문에 일단 방문 3번, 댓글 10개를 남겨두고 자동으로 변경되는 일반 회원으로 등급을 만들어 두는 걸 추천한다. 궁금한 부분이라 던 지 이전에 미리 겪었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이 카페를 통해 찾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인부들의 대화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렇게 전화를 하는 것을 돌려 돌려 서로가 아는 것 같았다. 우리 쪽에 연락 온 거로 지금 근처에 3번째 전화 중이라며 간보나 보다라고 하는 대화를 들었다. 이 정도 결집력이라면 지역을 벗어나서 찾아봐야 되는 건가?
https://cafe.naver.com/overseer
셀프 인테리어 My Home (혼자하... : 네이버 카페
셀프인테리어(직영공사 또는 직접시공) 및 턴키의뢰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카페입니다.
cafe.naver.com
2. 도배를 한다면 몰딩도 추가로 해야 된다.
도배를 해야 될 상황이라면 아마도 몰딩과 걸레받이를 교체하거나 색을 입히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될 것이다.
물론 안 해도 되지만 안 하게 되면 새로 바꾼 깨끗한 도배지 위에 때가 낀 몰딩과 걸레받이는 시각적으로 너무도 잘 보일 것이다.
우리의 선택지는 총 3개 있다.
1) 스스로 해보겠다. 페인트로 색을 칠하겠다. - 인테리어 하는데 이미 돈이 너무 많이 과소비되었다 생각할 때.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다. 도배를 한다 했을 때라면 더더욱 나쁘지 않다. 도배를 안 하기로 한 상태라면 몰딩 위아래에 종이테이프를 붙이고 작업해야 하지만 도배를 하겠다 생각했을 땐 커터 칼과 정신력만 있으면 된다. (사실 도배를 안 하기로 했을 때엔 몰딩도 그냥 놔두는 게 낫다. 도배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종이테이프를 붙였다가 떼는 과정에 도배지가 같이 찢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준비물 (젯소, 수성페인트, 붓, 붓통, 사포, 다이소 스폰지롤러 세트)
일단 페인트집에 가서 몰딩을 하려 한다 하면 사장님이 추천해 줄 것이다.
페인트를 바르기 전에 발라줄 젯소를 구매하고, 페인트와 붓, 붓질을 편하게 하고 싶다 하면 붓통까지 같이 구매하면 된다. 페인트도 요즘엔 수성도 잘 나와서 굳이 유성으로 할 필요도 없단다.
페인트 색도 다양하다. 우리는 흰색계열을 사려했었는데 흰색 색깔도 다 같은 흰색이 아니듯 빠렛트처럼 색들이 나열되어 있는 책자를 보여주셨다. 이때 도배지랑 맞는 색을 선택하면 된다. 혹시 색을 잘 못 고르겠다 하면 바꿀 도배지나, 집에 있는 도배지 색을 찍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장님한테 보여주고 추천 색을 들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약간 회색이 3방울 정도 들어간 색을 선택했는데 만족했다. 페인트 사장님들은 쓰다가 남으면 가져오란 말을 하신다. 처음부터 페인트를 너무 많이 살 필요는 없다. 이것도 집 크기를 사진 찍어서 보여주면 대충 추천해 주시는 양이 있다.
혹시 사포가 집에 없다면 사포도 사야 된다. 나는 있어서 안 샀다. 몰딩 부분이 더러우면 사포로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사포는 있어야 한다.
붓은 많이 사지 말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스펀지 롤러가 어느 정도 커버 쳐준다. 집에 가는 길에 다이소가 있다면 들러서 사가자.
** 사전 작업 (몰딩 닦기, 몰딩 주변 1cm 도배지 제거)
페인트를 다 샀다면 이제 집에 가서 건강한 사람 순으로 벽을 맡으면 된다. 도배지가 제거된다 했을 때 몰딩 부분에 안 칠해진 부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몰딩 주변의 도배지를 칼로 뜯어야 된다. 몰딩 위아래 1cm 정도로 깔끔하게 제거하는 게 목표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다. 천장에 있기 때문에 의자에 올라가서 천장을 바라보고 작업해야 돼서 오래 하게 되면 어지러움이 픽하고 찾아온다. 나는 6시간 매달려 있을 때 2번 정도 넘어질 뻔했다.(집에 두 명은 있는 게 안전할지도?) 이 작업하다가 돈 주고 하는 게 더 낫겠는데 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돈이 있다면 그냥 돈 주는 게 더 나은 방법일 지도 모른다. 그 대신 완성되면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다.
안경이나 마스크를 끼고 하는 걸 추천한다. 칼집 낸 도배지를 뜯다 보면 같이 딸려오는 먼지나 삭은 풀 같은 게 떨어진다. 그리고 표면에 도배풀이나 먼지가 있으면 일단 걸레로 한번 닦고 사포질을 해줘야 한다. 사포질을 안 했을 경우 페인트 칠하고 이미 손댈 수 없는 상태에서 우둘투둘한 몰딩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포질은 필수라 생각하고 사포질을 하다 보면 내 위로 고스란히 먼지가 다 떨어진다. 비염이 있다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시켜보자.
** 페인트 칠 (젯소 & 페인트 바르기)
이것도 다 됐다 싶으면 이제 젯소를 바르면 된다. 물을 살짝 섞어서 붓으로 몰딩에 발라준다. 챗 지피티에선 4시간인가 말려주랬지만 요즘에 나온 애들은 40분이면 된 다한다. 냄새가 심하니 이때쯤 밥 먹으러 가면 되고, 젯소는 1번만 바르면 된다. 젯소는 페인트 밀착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꼭 발라주자. 혹시나 어두운 몰딩을 밝은 몰딩으로 바꾸고 싶다 할 경우 젯소가 색을 한번 덮어주기 때문에 더더욱 발라주는 걸 추천한다.
젯소가 다 마르면 페인트를 발라주자. 붓질에 자신 있다, 붓질의 질감을 나무의 결처럼 표현하고 싶다가 아니면 스펀지 추천한다.
다이소에 가면 스폰지 롤러가 트레이와 함께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리필용 스펀지도 6개인가 들어있기 때문에 괜찮다.
페인트는 이후 3, 4번 칠해줘야 하며 마르고 칠하고를 반복해야 하니 적당히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게 좋다. 냄새가 은근 머리가 아프다. 롤러도 한 번에 칠하지 않으면 이음새 부분에 롤러 자국이 생길 수 있으니 잘 발라 주자.
아참, 천장에 몰딩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놓칠 수 있다. 천장에 있는 스프링클러도 색칠해 주자.
혹시나 화재경보기, 가스 누설경보기, 스피커가 색이 바랬다면 이참에 바꿔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도배하기 전에 미리 떼어 두면 도배가 더 깔끔하게 되고, 이후 교체해 주면 된다. 교체하는 건 어렵지 않으니 셀프로 교체 가능하다. 기존에 있는 것과 호환이 되는 걸 찾아서 인터넷에서 구매해 두면 되며 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쓰겠다.

2) 인테리어 업체에 다 같이 하겠다. - 정말 믿을만한 업체를 찾았을 때. 가족이거나 소꿉친구가 인테리어를 한다 하면 따질 것도 없이 ㄱㄱ.
이건 뭐 말해 뭐 하는가. 귀인을 만났다 생각하며 간식이나 잘 준비해 주자.
3) 인터넷에서 몰딩 전문 업체 선택. - 시간적 여유가 있고, 돈도 있고, 인테리어 업체에는 맡기기 싫을 때.
네이버에 몰딩시공만 쳐도 나온다. 견적은 QnA로 물어보면 되고, 아마 견적을 내러 사람이 올 것이다. 내가 찾았을 때 가격은 천장몰딩, 걸레받이 90만 원대였다.
요즘사람들은 무몰딩도 선택한다던데, 말 그대로 몰딩을 없애는 것이다. 좀 이상하지 않을까 하다가도 트렌디하다는 말에 솔깃했었다 찾아본 무몰딩.
무몰딩은 시공하는 사람이 얼마나 무몰딩을 해봤는지가 중요하다 한다. 경험의 양이 결괏값을 내는 건 당연하지만, 무몰딩은 까딱하다간 없어 보일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3. 내가 인테리어 할 곳에 대해 어느 정도의 취향은 확실히 알아둘 것.
화장실을 한다면 욕조를 둘 건지, 말건지, 욕조의 재질은 뭘로 선택할 건지, 화장실 변기나, 세면기는 어떤 모양으로 할 건지, 전기는 보조등을 달건지, 타일은 유광으로 할지 무광으로 할지 등등 생각해 볼 것이 많다. 요즘 나오는 타일들은 보통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광으로 많이 나온다는데, 단점은 물이 잘 흘러 내려가지 않는다. 기본적이지만 화장실이 좁다면 타일색은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으로 해야 한다. 어두운 색으로 하면 더 좁아 보이기 때문. 아, 수전은 뭘로 할 건지, 거울장의 크기는 화장실과 맞는 사이즈인지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
주방을 할 때 아일랜드 식탁을 둘 거라면 식탁의 높이도 중요하다. 기존 아일랜드 식탁의 높이를 생각했을 때 의자들은 보통 70cm 정도이다.(65 ~ 75cm), 식탁의자는 45cm가 평균이다.
우리는 이 높이를 식탁 높이로 맞춰서 제작해서 의자 또한 45cm 정도의 높이로 찾아야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안 예쁘다. 아일랜드 식탁에 식탁의자를 두니 다 들어가지 않고 튀어나와 있기 때문인데 그래도 높이가 주는 안정감은 있다. 또한 만약 아일랜드 식탁을 기분에 따라 옮기고 싶다 하면 제작하기 전에 미리 말을 해서 양 옆을 다 마감 처리 해달라고 해야 한다. 우리는 인테리어 업체에는 말을 해뒀는데 주방 인테리어 하는 사람에게는 말이 전달되지 않아서 벽 쪽에 닿는 부분은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채로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네.
아일랜드 식탁의 대리석 색깔은 어두운 게 좋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밝은 걸 추천해 줬지만, 찾아보니 밝은 건 관리도 어렵고 금방 질릴 수 있고 뜨거운 걸 잘 못 놓으면 누렇게 뜬다 한다. 유튜브라던지, 아빠의 잊혔던 고향 친구 중에 인테리어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보통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은 자기 집들을 어두운 걸로 했단다. 검은색 계열의 너무 어두운 것보다는 회색 쪽으로 가는 게 나은 것 같다. 우리 집은 회색 대리석으로 선택했다.
주방의 싱크대 같은 경우 유광과 무광을 선택할 수 있을 텐데, 무광을 선택한 우리는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손자국이 나거나 얼룩이 묻었을 경우 잘 보일 수도 있고, 관리 문제도 있었지만 이 부분은 그냥 하고 싶은데로 선택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타일은 싱크대와 대리석 색깔에 맞는 걸로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중간에서 색을 잡아줄 수 있도록 반무광에 짙은 회색으로 했다.
싱크대 수전도 생각해 둔 게 있다면 바꾸는 김에 원하는 걸로 선택하자. 우리는 평생에 처음 본 값싼 수도꼭지가 들어와서 일단 써보기로 했지만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다.
전기를 바꾼다면 조명이 뭘로 들어오는지 미리 체크를 해두자. 전기선도 혹시 숨겨져 있는 게 있는지 체크할 수 있다면 체크해 두자.
우리는 숨겨져 있던 전기선이 있어서 단순히 정말 숨겨진 걸 찾은 것뿐인데도 10만 원을 받아갔다. 말로는 전기기사에게 배운 거라는데 전기를 새로 연결한 것도 아니고 천장에서 안 쓰던 숨겨진 전기선을 카메라를 들고 사방팔방 뚫어 발견한 것뿐이었다. 그마저도 기껏해야 한 시간은 작업했었을까? 상황을 놓고 생각하면 결국 처음부터 찾았어야 하는 전기선을 카메라 들고 와서 찾은 것뿐인데도 말이다. 이래서 돈을 버는 건가?
이 모든 것들을 잘 기억해 두고 계약서를 쓸 때 신중하게 꼼꼼히 확인해 보고 작성하자. 나중에 계약서를 보고 대화를 해야 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4. 타일 줄눈 색상 선택.
생각보다 기본값을 무시하면 안 되는 게 여기서 나온다. 타일의 색이 회색계열인데 줄눈을 흰색으로 하거나, 타일 색이 흰색 계열인데 줄눈의 색상을 어두운 회색으로 하거나. 업체들이 처음부터 다양한 색의 줄눈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가져온 걸로 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무슨 색으로 할지 정확하게 결정하고 작업할 때 옆에서 색상 한번 더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다 완료된 시점에서 문제를 발생했을 때는 이미 배 떠난 상태. 다시 해줄 거란 기대는 하지 말아라. 진상취급되기 딱 좋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난데 잘못은 자기들이 했는데 문제를 말하면 우리가 진상이 되더라. 무조건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전실 타일이 흰색이였는데 줄눈 색깔을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으로 하려하는 걸 보았다. 밝은 색으로 변경했다.
이 와중에 변경하는 동안 그 짙은 회색에 계속 흰색을 섞어서 작업하길래 도통 왜 그러나 싶더라. 결국 3,4번 색깔을 다시 확인하고 진행했다. 인테리어는 정말 뭘까?
5. 비품 체크 필수.
계약서에 적혀있는 비품들이 전부 왔는지 체크해야 한다. 혹시나 중간에 수전이나 다른 것들을 교체했을 경우엔 더더욱 재확인이 필요하다. 계약서를 수정하느라 바뀌었다면 또 다시 체크해야 된다. 업체가 이전 계약서를 보고 진행을 하거나, 작업자들이 이전에 선택했던 비품들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작업을 하기 하루 전에 보통 비품들이 도착하기 때문에 꼼꼼히 체크를 해보자. 타일도 우리가 선택한 게 왔는지 다시 한번 체크 필수.
우리의 경우엔 화장실이 2개였는데 가격이 같았다. 화장실 하나는 훨씬 작은데도 가격이 같아서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모든 비품들이 동일하게 들어가는 걸로 작성되어 있었다. 현장에서 작업할 때는 작다는 이유로 비품 몇 개가 보이지 않았다. 업체에 전화를 해보니 화장실이 작아서 그 비품들이 다 들어갈 수 없다며 원한다면 해주겠다는데. 이게 정말 맞는 건가 싶더라. 변경된 비품들 품목은 자신들이 해주는 서비스에 속하는 것들이라며 말을 했지만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였다. 감정이 상한다고 무리하게 넣으면 결국 내가 손해이기 때문에 몇 가지는 뺐다. 물론 비품이 빠진다 해서 돈이 빠지지는 않았다.
6. 화장실을 인테리어 한다면 덧방인지 전체 공사인지 체크해야 한다.
요즘엔 화장실 타일을 떼지 않고 그 위에 덧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품 팔아 찾아보니 덧방은 2번까지 만이다.
우리 집이 이미 덧방으로 공사가 되어 있다 한다면, 새로 하는 인테리어에서는 덧방을 해서는 안 된다.
처음이긴 한데 혹시나 화장실 타일이 깨져 있다면 그때도 안 된다. 찾아보니 덧방 시공은 기존 타일이 들뜨거나 깨졌거나 누수이력이 있다면 하면 안 된다. 이런 상태에서 덧방을 하게 되면 타일에 타일을 붙이는 거라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데 기존 타일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한다. 누수 체크도 바로 못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후에 오는 경우의 수들이 전부 최악을 보여준다. 어차피 돈 들어가는 거 안전하게 오래 사용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바닥에 있는 기존타일이 제대로 붙여져 있지 않으면 덧방을 하는 타일 또한 제대로 평탄도 있게 작업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것 때문에 물이 잘 안 내려간다. 다이소에서 물기 제거기를 샀지만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밀리지 않는다. 또한 덧방이 계속되면 슬리퍼가 있는 채로 문이 안 닫힌다. 은근 짜증 나는 경험인데 우리 집이 그렇다.
덧방시공이 전체 공사보다 싸긴 하지만, 만약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전 계약하는 날로 돌아가면 우리는 전체공사를 선택했을 것이다. 우리는 모서리가 깨진 타일이 있었는데 업체에선 그곳에 폼을 쏴서 막았다. 이후 문제가 생기면 자기들이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말로만의 서약이기 때문에 그냥 문제가 안 생기길 바랄 뿐이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화장실 바닥 평탄도 및 배수 경사 기준에 대해 명시해 두는 걸 추천한다.
시공 후에 물고임이 발생했거나, 울퉁불퉁할 시 무상으로 재시공을 한다는 문구를 넣어두는 게 속 편할 듯하다.
7. 샷시는 하는 걸 추천.
집 인테리어 바꾼 것 중 샷시가 제일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는 유리가 전체적으로 하나라는 말을 인테리어 업체에서 했는데 그 때문에 굳이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했다. 재현 하늘창으로 했고, 유리는 e max club이었다. 사실 그냥 하늘이 잘 보여서 좋다. 학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아이들 소리도 이제 문 닫으면 전혀 들리지 않는다.
8. 만약 집 바닥이 마루라면, 공사하기 전에 미리 커버링 테이프와 박스를 깔아 두자.
우리 집 바닥은 마루다. 그래서 스크레치가 쉽게 난다. 하지만 인테리어 공사는 바닥을 신경 써주지 않는다. 도배지 같은 걸 대충 깔고 신발을 신고 돌아다닌다. 물론 인테리어를 할 때 신발 벗고 들어오라는 말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조심히라도 다뤄주면 좋겠는데 역시나 그럴 리 없지. 시멘트를 신문지만 깔린 곳에 그냥 올려두어 신문지를 뚫고 바닥에 물이 샜다. 무겁기는 얼마나 무겁던지 비닐을 깔고 박스를 올려 다시 시멘트를 두었다. 마루의 경우는 물을 오래 머금고 있으면 자국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도 시멘트에서 나온 물이라니. 그래도 이 정도로 끝나면 양호하다. 공구를 그냥 던진다. 바쁜 걸까? 이뿐만이 아니다. 폐기물 돌들이 계속 돌아다니며 맨바닥을 찍었다. 부랴부랴 박스들을 들고 와 아래에 깔아 이후의 참변을 막았다. 정말 공사하면서 보양재 같은 걸 이렇게 대충 까는 게 맞는 걸까? 한 번은 공구가 들어있는 통을 거실 한가운데에서 쏟아버리고 뭘 하고 있었다. 아니 그걸 왜 쏟는 거지? 내려두는 것도 아니고...? 화장실에서 깬 유리파편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칼날들도 돌아다니고, 나사도 돌아다니고, 어쨌든 바닥이 마루라면 미리 바닥을 박스로 한번 덮어두는 걸 추천한다. 박스로 덮기 전에 비닐을 붙이고 박스를 덮으면 이후에 먼지나 분진을 청소할 때 훨씬 편할 듯하다. 비닐 덮개 커버를 사거나 다이소 같은 데서 파는 커버링 테이프를 추천한다. 박스는 이마트같은데서 장 볼 때 챙겨두면 된다. 우리는 이마트, 노브랜드, gs 마트들을 이용할 때 챙겨 왔고, 그럼에도 부족한 박스는 재활용 내놓는 날 다 같이 주워왔다.
인테리어 끝나고 길을 가다가 박스를 보면 여길 왔었어야 했나 하는 미련이 생기는데, 왜 이런지는 한 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질 것 같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박스들이 이제는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잘 보인다. 어이도 없고 웃긴 포인트다.
9. 인테리어 중간중간 수전 확인.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수전을 막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수전을 건드렸으면 수전과 연결된 곳들의 물들이 잘 나오는지 한 번씩 체크해 봐야한다. 아무리 안 쓰는 곳이라 해도 정상적으로 나왔어야 되는 부분들을 놓치면 이후에 사람을 다시 불러야 되니까.
우리 집의 경우는 주방 싱크대를 교체할 때 수전을 건드렸어야 하는데 Y자로 되어 있는 수전을 L자인줄 알고 L자로만 사용하고 막아버려서 주방 뒤에 있는 뒷베란다 수도에서 물이 안 나왔다. 말로는 보통 다른 곳들은 L 자라서 여기가 Y자 인지 몰랐다. 뭐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결국엔 업체 잘못이었다. 이 문제를 찾기 전까지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니 관리사무소로 연락해 보라는 말 같지 않은 소리만 했다. 문제가 터진 이유가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고 이후에 만들어진 건데도 이런 뻔뻔한 행동을 취하는 걸 보면, 문제를 못 찾았으면 끝까지 우리 쪽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이야기할 분위기었달까. 생각해 보면 진짜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돈만 달라했네. 이러니까 화가 나지.
업체를 너무 믿지 말아라. 모든 업체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믿지도 않았는데 코 뜯길 뻔했다.
10. 콘센트와 스위치 교체.
인테리어업체에서는 진흥 브랜드 스위치로 변경해 줬는데 퀄리티가 저게 맞나 싶어서 콘센트는 르그랑으로 교체했다. 사실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았지만 색깔이 진흥은 파란끼 도는 쨍한 흰색이고 르그랑은 노란끼 도는 흰색이다. 빛이 반사되는 부분에서도 진흥보다는 르그랑이 더 거슬리지 않는다.
생각보다 변경이 어렵지는 않았다. 일단 전기 내리고 십자드라이버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교체 가능하다.
그리고 도배를 한다면 안 쓰는 전화선 부분은 막아달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요즘엔 보통 전화선을 사용하지 않으니 방마다 있는 전화선이 굳이 의미가 없다. 우리는 추가로 맹커버를 구매해서 다 막아뒀다.
11. 가스누설경보기, 화재경보기, 스피커 교체. 인터폰 교체.
어차피 인테리어 할 때 다 교체하는 게 편하다.
* 가스 누설 경보기가 LNG인지 LPG인지, DC인지 AC인지 체크해야 한다.
AC와 DC의 차이는 AC는 220v 콘센트에 연결하는 거고, DC는 15v로 연결하는 건데 이건 그냥 자기 집에 있는 가스누설 경보기를 떼보면 그 안에 적혀 있다. 아, 혹시나 인덕션을 사용한다 해도 경보기는 있어야 한다는 글을 봤다.
* 화재경보기는 정온식인지, 차동식인지, 광전식인지 체크하고 만약 정온식이라면 70도를 쓰는지 110도를 쓰는지도 알아야 한다.
보통 아파트는 70도라 한다. 이것 역시 달려있는 경보기를 떼서 확인해 보자. 난 브랜드도 같은 걸로 찾아서 교체했다.
정온식 | 설정된 온도에 도달하면 작동. 오작동이 적음. 주로 주방, 보일러실에서 사용. (70도, 110도 선택가능) |
차동식 | 주변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할 때 작동. (+30도 이상) |
광전식 | 연기 입자를 감지하는 방식. |
아 그리고 혹시나 같은 곳에서 주문을 할 경우 배송비를 체크해 보자. 배송비가 합배송이 안되고 각자 청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정말 따로 온다면 각자 배송비를 내는 게 맞지만 합배송해서 올 수도 있다. 미리 QnA에 합배송되는지 물어보고 구매하자.
내가 주문한 곳은 보통 하나는 배송비를 내고 나머지는 착불로 선택한 후에 합배송으로 보내 달라고 적어두더라. 난 이걸 모르고 배송비 두 번 내고 합배송으로 받아서 계좌로 따로 3000원을 받았다.
* 스피커는 네모 모양이 있고 동그란 모양이 있는데, 보니까 다 같은 크기인 것 같다.
벽지 색깔과 어울리며, 원하는 색상과 모양으로 교체하면 될 듯하다.
* 인터폰 교체는 인터넷이 제일 싸다.
인터폰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인테리어 업체와, 관리사무소와 연계된 업체, 인터넷이 있는데 가격면에서 인터넷이 가장 싼 것을 확인했다.
로비가 있다면 로비에 연결되어 있는 브랜드가 뭔지,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인터폰이 뭐였는지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호환이 돼야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일단 관리사무소와 연계된 업체에 연락해서 모델과 가격을 들어보고, 인터넷에서 동일한 모델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가장 먼저 찾아서 직접 질문을 남겨서 확인했고, 이후 관리사무소, 인테리어 업체에 문의해서 가격을 확인했다. 우리는 다양한 기능보다는 화면이 넓은 게 제일 중요했다. 원하는 모델에 대해서 가장 싼 가격으로 부른 곳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동일한 제품이 80만원에서 31만 원까지 가는 기염을 보았다.
아, 설치가 셀프로는 힘들어 보였다. 생각보다 뒤에 선이 너무 많더라.
12. 엘리베이터 사용.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엘리베이터 보양재를 인테리어에서 설치할지, 관리실에서 설치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는 관리실에 맡겼다. 보증금 10만 원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공사 기간을 알려주고 돈을 내면 된다. 세대 내부공사 신고서와 각서, 공사 동의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엘리베이터에 공사 알림 문을 작성해서 꽂아두면 된다. 승강기 사용료는 공사 기간 5일까지는 15만 원이고 이후 초과 1일당 만원씩 더 내면 된다. 주말은 제외이며 엘리베이터 사용 날짜가 아닌 총 공사 기간을 잡고 내면 된다. 공사가 끝나면 보양재 철거를 해야 한다. 설치한 쪽에 연락을 주면 철거해 준다.
13. 민원.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민원을 만들 수밖에 없게 만들긴 한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한다 했으면 최대한 인부들도 그 시간에 맞춰 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확실하게 계속 말을 해야 그나마 시간을 지키고 민원도 덜 들어간다.
서로가 좋게 좋게 끝나야 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이웃도, 인테리어 인부들도 신경을 써야 했다. 이웃들에겐 롤케이크를, 관리소와 청소아주머니, 경비아저씨들에겐 비타 500을 준비했다. 인테리어 하러 오시는 분들에게도 떡과 커피, 음료수를 준비해 두었다. 더위가 중간중간 찾아와서 아이스크림도 준비해 두었고 생각보다 좋아하셔서 다행이었다.
우리는 평소 이웃들과 만나면 습관적으로 인사하는 편에 속했기에 위아래 층이나 다른 층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문제는 없었다.
없었다고 생각했다. 딱 한집이 등장하기 전까진.
소음이 걱정돼서 공사하는 내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만나는 이웃들에게 죄송하다 했다.
이웃들도 생각보다 안 시끄럽다며 걱정하지 말라했다.
인테리어 공사 시작 첫날 엘리베이터에 기스가 난 것 같다며 민원이 들어갔다고 관리소에서 연락이 왔다. 그 시간엔 자재들이 아직 엘리베이터에 실어지기 전이었다. 보양재가 붙어있는데 기스난건 어떻게 확인한 걸까, 시작부터 불안했다. 이후 관리소와 인테리어 업체에서 확인하고 기스나거나 문제가 발견된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연락이 왔다.
다음날엔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왔다. 집으로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 처음 본 이웃이었고 언제부터 여기 살았냐며 화를 내다 가셨다. 죄송하다 말하다가 점점 시간이 지나니 의문이 든다. 듣다 보니 우리가 더 오래 살았던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이후 3번은 오신 것 같다.
이후 관리소에 보증금을 받으러 갔을 때도 그 사람에 대해 학을 떼고 말을 했다. 질려하는 직원들의 얼굴에서 이렇게 민원을 많이 넣은 사람은 그 사람이 처음인 것 같았다. 아주 예전에 엘리베이터에 이 층 옆에 새벽에는 조용히 좀 해달라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생각나는 걸 보면 아무래도 피해야 되는 사람인 듯싶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어차피 민원은 들어온다는 거다. 스트레스받지 말자. 어차피 끝나야 해결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데로만 준비하자. 우리 집은 인테리어를 끝내고 첫 번째로 한 일이 복도와 엘리베이터 문을 청소한 것이었다.
14. 인테리어 업체 선택.
만약에 자신이 "계획형이다. 스케줄을 만드는 데엔 이미 통달했다." 생각한다면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전체 공사를 하지 않고 각각의 전문가를 선택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인테리어를 할 때 느낀 거지만 집수리를 하는데 1명이 전부를 맡아서 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전문가들이 들어와 진행한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그 외의 자잘한 일을 하고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 역할정도인 것 같았다.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일들도 하긴 했는데 사실 우리가 정말 별로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대부분 인테리어 업체에서 한 일들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차라리 전문가들만 스케줄에 맞춰 데려올 수 있다면 그쪽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셀인 카페에서 찾아도 되고 당근 같은 어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네이버에 올라와 있는 스마트 스토어들을 뒤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스케쥴을 정말 잘 짜야 된다. 아파트에 산다면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내야 되는데 이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동안의 사용료가 아니라 공사 전체 기간을 잡고 돈을 내기 때문에 혹시라도 미뤄지거나 멈추게 된다면 +돈이 더 들어간다.
'자유 일기장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일기 ) 인테리어는 할게 못 된다. (0) | 2025.05.25 |
---|---|
오늘의 일기 )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로 했다. (2) | 2025.05.16 |
오늘의 일기 ) 예술의 전당 디즈니 & 픽사 OST 콘서트를 보고 왔다. (2) | 2025.05.12 |
오늘의 일기 ) 연속으로 이틀동안 똥 밟은 건에 대하여. (2) | 2025.04.24 |
오늘의 일기 ) 봄이 또 왔나보다. (0) | 2025.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