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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되지 않는 사이에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로 계약했던 인테리어의 인자도 모르는 사람이 남겨두는 후기이자 팁.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본다.
 
 


1. 인테리어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일단 적어도 인테리어 업체는 3개 이상 알아볼 것. (feat. 셀인 네이버 카페)

 
하나만을 믿고 가기엔 진행 중에 자책을 너무 많이 하게 된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업체에서도 아마 이랬을 거란 나를 위한 위로차원으로 알아두자. 하나만 보고 가면 다른 데서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의심만 한가득 든다.
네이버 카페 셀인이라는 곳도 뚫어두자. 셀프 인테리어를 줄인 말로 일반 회원이 되기 전까지 게시물을 제대로 못 보기 때문에 일단 방문 3번, 댓글 10개를 남겨두고 자동으로 변경되는 일반 회원으로 등급을 만들어 두는 걸 추천한다. 궁금한 부분이라 던 지 이전에 미리 겪었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이 카페를 통해 찾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인부들의 대화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렇게 전화를 하는 것을 돌려 돌려 서로가 아는 것 같았다. 우리 쪽에 연락 온 거로 지금 근처에 3번째 전화 중이라며 간보나 보다라고 하는 대화를 들었다. 이 정도 결집력이라면 지역을 벗어나서 찾아봐야 되는 건가? 
 
https://cafe.naver.com/overseer

 

셀프 인테리어 My Home (혼자하... : 네이버 카페

셀프인테리어(직영공사 또는 직접시공) 및 턴키의뢰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카페입니다.

cafe.naver.com

 
 
 

2. 도배를 한다면 몰딩도 추가로 해야 된다. 

 
도배를 해야 될 상황이라면 아마도 몰딩과 걸레받이를 교체하거나 색을 입히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될 것이다. 
물론 안 해도 되지만 안 하게 되면 새로 바꾼 깨끗한 도배지 위에 때가 낀 몰딩과 걸레받이는 시각적으로 너무도 잘 보일 것이다.
우리의 선택지는 총 3개 있다.
 
1) 스스로 해보겠다. 페인트로 색을 칠하겠다. - 인테리어 하는데 이미 돈이 너무 많이 과소비되었다 생각할 때.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다. 도배를 한다 했을 때라면 더더욱 나쁘지 않다. 도배를 안 하기로 한 상태라면 몰딩 위아래에 종이테이프를 붙이고 작업해야 하지만 도배를 하겠다 생각했을 땐 커터 칼과 정신력만 있으면 된다. (사실 도배를 안 하기로 했을 때엔 몰딩도 그냥 놔두는 게 낫다. 도배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종이테이프를 붙였다가 떼는 과정에 도배지가 같이 찢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준비물 (젯소, 수성페인트, 붓, 붓통, 사포, 다이소 스폰지롤러 세트)
일단 페인트집에 가서 몰딩을 하려 한다 하면 사장님이 추천해 줄 것이다. 
페인트를 바르기 전에 발라줄 젯소를 구매하고, 페인트와 붓, 붓질을 편하게 하고 싶다 하면 붓통까지 같이 구매하면 된다. 페인트도 요즘엔 수성도 잘 나와서 굳이 유성으로 할 필요도 없단다.
페인트 색도 다양하다. 우리는 흰색계열을 사려했었는데 흰색 색깔도 다 같은 흰색이 아니듯 빠렛트처럼 색들이 나열되어 있는 책자를 보여주셨다. 이때 도배지랑 맞는 색을 선택하면 된다. 혹시 색을 잘 못 고르겠다 하면 바꿀 도배지나, 집에 있는 도배지 색을 찍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장님한테 보여주고 추천 색을 들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약간 회색이 3방울 정도 들어간 색을 선택했는데 만족했다. 페인트 사장님들은 쓰다가 남으면 가져오란 말을 하신다. 처음부터 페인트를 너무 많이 살 필요는 없다. 이것도 집 크기를 사진 찍어서 보여주면 대충 추천해 주시는 양이 있다.
혹시 사포가 집에 없다면 사포도 사야 된다. 나는 있어서 안 샀다. 몰딩 부분이 더러우면 사포로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사포는 있어야 한다.
붓은 많이 사지 말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스펀지 롤러가 어느 정도 커버 쳐준다. 집에 가는 길에 다이소가 있다면 들러서 사가자.
 
** 사전 작업 (몰딩 닦기, 몰딩 주변 1cm 도배지 제거)
페인트를 다 샀다면 이제 집에 가서 건강한 사람 순으로 벽을 맡으면 된다. 도배지가 제거된다 했을 때 몰딩 부분에 안 칠해진 부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몰딩 주변의 도배지를 칼로 뜯어야 된다. 몰딩 위아래 1cm 정도로 깔끔하게 제거하는 게 목표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다. 천장에 있기 때문에 의자에 올라가서 천장을 바라보고 작업해야 돼서 오래 하게 되면 어지러움이 픽하고 찾아온다. 나는 6시간 매달려 있을 때 2번 정도 넘어질 뻔했다.(집에 두 명은 있는 게 안전할지도?) 이 작업하다가 돈 주고 하는 게 더 낫겠는데 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돈이 있다면 그냥 돈 주는 게 더 나은 방법일 지도 모른다. 그 대신 완성되면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다.
안경이나 마스크를 끼고 하는 걸 추천한다. 칼집 낸 도배지를 뜯다 보면 같이 딸려오는 먼지나 삭은 풀 같은 게 떨어진다. 그리고 표면에 도배풀이나 먼지가 있으면 일단 걸레로 한번 닦고 사포질을 해줘야 한다. 사포질을 안 했을 경우 페인트 칠하고 이미 손댈 수 없는 상태에서 우둘투둘한 몰딩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포질은 필수라 생각하고 사포질을 하다 보면 내 위로 고스란히 먼지가 다 떨어진다. 비염이 있다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시켜보자.  
 
** 페인트 칠 (젯소 & 페인트 바르기)
이것도 다 됐다 싶으면 이제 젯소를 바르면 된다. 물을 살짝 섞어서 붓으로 몰딩에 발라준다. 챗 지피티에선 4시간인가 말려주랬지만 요즘에 나온 애들은 40분이면 된 다한다. 냄새가 심하니 이때쯤 밥 먹으러 가면 되고, 젯소는 1번만 바르면 된다. 젯소는 페인트 밀착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꼭 발라주자. 혹시나 어두운 몰딩을 밝은 몰딩으로 바꾸고 싶다 할 경우 젯소가 색을 한번 덮어주기 때문에 더더욱 발라주는 걸 추천한다. 
젯소가 다 마르면 페인트를 발라주자. 붓질에 자신 있다, 붓질의 질감을 나무의 결처럼 표현하고 싶다가 아니면 스펀지 추천한다.
다이소에 가면 스폰지 롤러가 트레이와 함께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리필용 스펀지도 6개인가 들어있기 때문에 괜찮다.
페인트는 이후 3, 4번 칠해줘야 하며 마르고 칠하고를 반복해야 하니 적당히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게 좋다. 냄새가 은근 머리가 아프다. 롤러도 한 번에 칠하지 않으면 이음새 부분에 롤러 자국이 생길 수 있으니 잘 발라 주자.
 
아참, 천장에 몰딩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놓칠 수 있다. 천장에 있는 스프링클러도 색칠해 주자. 
혹시나 화재경보기, 가스 누설경보기, 스피커가 색이 바랬다면 이참에 바꿔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도배하기 전에 미리 떼어 두면 도배가 더 깔끔하게 되고, 이후 교체해 주면 된다. 교체하는 건 어렵지 않으니 셀프로 교체 가능하다. 기존에 있는 것과 호환이 되는 걸 찾아서 인터넷에서 구매해 두면 되며 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쓰겠다.

 
 
2) 인테리어 업체에 다 같이 하겠다. - 정말 믿을만한 업체를 찾았을 때. 가족이거나 소꿉친구가 인테리어를 한다 하면 따질 것도 없이 ㄱㄱ.
이건 뭐 말해 뭐 하는가. 귀인을 만났다 생각하며 간식이나 잘 준비해 주자.
 
 
3) 인터넷에서 몰딩 전문 업체 선택. - 시간적 여유가 있고, 돈도 있고, 인테리어 업체에는 맡기기 싫을 때.
네이버에 몰딩시공만 쳐도 나온다. 견적은 QnA로 물어보면 되고, 아마 견적을 내러 사람이 올 것이다. 내가 찾았을 때 가격은 천장몰딩, 걸레받이 90만 원대였다.
요즘사람들은 무몰딩도 선택한다던데, 말 그대로 몰딩을 없애는 것이다. 좀 이상하지 않을까 하다가도 트렌디하다는 말에 솔깃했었다 찾아본 무몰딩.
무몰딩은 시공하는 사람이 얼마나 무몰딩을 해봤는지가 중요하다 한다. 경험의 양이 결괏값을 내는 건 당연하지만, 무몰딩은 까딱하다간 없어 보일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3. 내가 인테리어 할 곳에 대해 어느 정도의 취향은 확실히 알아둘 것.

 
화장실을 한다면 욕조를 둘 건지, 말건지, 욕조의 재질은 뭘로 선택할 건지, 화장실 변기나, 세면기는 어떤 모양으로 할 건지, 전기는 보조등을 달건지, 타일은 유광으로 할지 무광으로 할지 등등 생각해 볼 것이 많다. 요즘 나오는 타일들은 보통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광으로 많이 나온다는데, 단점은 물이 잘 흘러 내려가지 않는다. 기본적이지만 화장실이 좁다면 타일색은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으로 해야 한다. 어두운 색으로 하면 더 좁아 보이기 때문. 아, 수전은 뭘로 할 건지, 거울장의 크기는 화장실과 맞는 사이즈인지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 
 
주방을 할 때 아일랜드 식탁을 둘 거라면 식탁의 높이도 중요하다. 기존 아일랜드 식탁의 높이를 생각했을 때 의자들은 보통 70cm 정도이다.(65 ~ 75cm), 식탁의자는 45cm가 평균이다.
우리는 이 높이를 식탁 높이로 맞춰서 제작해서 의자 또한 45cm 정도의 높이로 찾아야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안 예쁘다. 아일랜드 식탁에 식탁의자를 두니 다 들어가지 않고 튀어나와 있기 때문인데 그래도 높이가 주는 안정감은 있다. 또한 만약 아일랜드 식탁을 기분에 따라 옮기고 싶다 하면 제작하기 전에 미리 말을 해서 양 옆을 다 마감 처리 해달라고 해야 한다. 우리는 인테리어 업체에는 말을 해뒀는데 주방 인테리어 하는 사람에게는 말이 전달되지 않아서 벽 쪽에 닿는 부분은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채로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네.
아일랜드 식탁의 대리석 색깔은 어두운 게 좋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밝은 걸 추천해 줬지만, 찾아보니 밝은 건 관리도 어렵고 금방 질릴 수 있고 뜨거운 걸 잘 못 놓으면 누렇게 뜬다 한다. 유튜브라던지, 아빠의 잊혔던 고향 친구 중에 인테리어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보통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은 자기 집들을 어두운 걸로 했단다. 검은색 계열의 너무 어두운 것보다는 회색 쪽으로 가는 게 나은 것 같다. 우리 집은 회색 대리석으로 선택했다. 
주방의 싱크대 같은 경우 유광과 무광을 선택할 수 있을 텐데, 무광을 선택한 우리는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손자국이 나거나 얼룩이 묻었을 경우 잘 보일 수도 있고, 관리 문제도 있었지만 이 부분은 그냥 하고 싶은데로 선택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타일은 싱크대와 대리석 색깔에 맞는 걸로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중간에서 색을 잡아줄 수 있도록 반무광에 짙은 회색으로 했다.
싱크대 수전도 생각해 둔 게 있다면 바꾸는 김에 원하는 걸로 선택하자. 우리는 평생에 처음 본 값싼 수도꼭지가 들어와서 일단 써보기로 했지만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다.
 
전기를 바꾼다면 조명이 뭘로 들어오는지 미리 체크를 해두자. 전기선도 혹시 숨겨져 있는 게 있는지 체크할 수 있다면 체크해 두자. 
우리는 숨겨져 있던 전기선이 있어서 단순히 정말 숨겨진 걸 찾은 것뿐인데도 10만 원을 받아갔다. 말로는 전기기사에게 배운 거라는데 전기를 새로 연결한 것도 아니고 천장에서 안 쓰던 숨겨진 전기선을 카메라를 들고 사방팔방 뚫어 발견한 것뿐이었다. 그마저도 기껏해야 한 시간은 작업했었을까? 상황을 놓고 생각하면 결국 처음부터 찾았어야 하는 전기선을 카메라 들고 와서 찾은 것뿐인데도 말이다. 이래서 돈을 버는 건가?  
 
이 모든 것들을 잘 기억해 두고 계약서를 쓸 때 신중하게 꼼꼼히 확인해 보고 작성하자. 나중에 계약서를 보고 대화를 해야 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4. 타일 줄눈 색상 선택.

 

생각보다 기본값을 무시하면 안 되는 게 여기서 나온다. 타일의 색이 회색계열인데 줄눈을 흰색으로 하거나, 타일 색이 흰색 계열인데 줄눈의 색상을 어두운 회색으로 하거나. 업체들이 처음부터 다양한 색의 줄눈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가져온 걸로 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무슨 색으로 할지 정확하게 결정하고 작업할 때 옆에서 색상 한번 더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다 완료된 시점에서 문제를 발생했을 때는 이미 배 떠난 상태. 다시 해줄 거란 기대는 하지 말아라. 진상취급되기 딱 좋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난데 잘못은 자기들이 했는데 문제를 말하면 우리가 진상이 되더라. 무조건 확인, 또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전실 타일이 흰색이였는데 줄눈 색깔을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회색으로 하려하는 걸 보았다. 밝은 색으로 변경했다.

이 와중에 변경하는 동안 그 짙은 회색에 계속 흰색을 섞어서 작업하길래 도통 왜 그러나 싶더라. 결국 3,4번 색깔을 다시 확인하고 진행했다. 인테리어는 정말 뭘까?

 

 

 

5. 비품 체크 필수.

 

계약서에 적혀있는 비품들이 전부 왔는지 체크해야 한다. 혹시나 중간에 수전이나 다른 것들을 교체했을 경우엔 더더욱 재확인이 필요하다. 계약서를 수정하느라 바뀌었다면 또 다시 체크해야 된다. 업체가 이전 계약서를 보고 진행을 하거나, 작업자들이 이전에 선택했던 비품들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작업을 하기 하루 전에 보통 비품들이 도착하기 때문에 꼼꼼히 체크를 해보자. 타일도 우리가 선택한 게 왔는지 다시 한번 체크 필수.

우리의 경우엔 화장실이 2개였는데 가격이 같았다. 화장실 하나는 훨씬 작은데도 가격이 같아서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모든 비품들이 동일하게 들어가는 걸로 작성되어 있었다. 현장에서 작업할 때는 작다는 이유로 비품 몇 개가 보이지 않았다. 업체에 전화를 해보니 화장실이 작아서 그 비품들이 다 들어갈 수 없다며 원한다면 해주겠다는데. 이게 정말 맞는 건가 싶더라. 변경된 비품들 품목은 자신들이 해주는 서비스에 속하는 것들이라며 말을 했지만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였다. 감정이 상한다고 무리하게 넣으면 결국 내가 손해이기 때문에 몇 가지는 뺐다. 물론 비품이 빠진다 해서 돈이 빠지지는 않았다.

 

 

 

6. 화장실을 인테리어 한다면 덧방인지 전체 공사인지 체크해야 한다.

 
요즘엔 화장실 타일을 떼지 않고 그 위에 덧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품 팔아 찾아보니 덧방은 2번까지 만이다. 
우리 집이 이미 덧방으로 공사가 되어 있다 한다면, 새로 하는 인테리어에서는 덧방을 해서는 안 된다.
처음이긴 한데 혹시나 화장실 타일이 깨져 있다면 그때도 안 된다. 찾아보니 덧방 시공은 기존 타일이 들뜨거나 깨졌거나 누수이력이 있다면 하면 안 된다. 이런 상태에서 덧방을 하게 되면 타일에 타일을 붙이는 거라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데 기존 타일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한다. 누수 체크도 바로 못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후에 오는 경우의 수들이 전부 최악을 보여준다. 어차피 돈 들어가는 거 안전하게 오래 사용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바닥에 있는 기존타일이 제대로 붙여져 있지 않으면 덧방을 하는 타일 또한 제대로 평탄도 있게 작업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것 때문에 물이 잘 안 내려간다. 다이소에서 물기 제거기를 샀지만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밀리지 않는다. 또한 덧방이 계속되면 슬리퍼가 있는 채로 문이 안 닫힌다. 은근 짜증 나는 경험인데 우리 집이 그렇다. 
 
덧방시공이 전체 공사보다 싸긴 하지만, 만약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전 계약하는 날로 돌아가면 우리는 전체공사를 선택했을 것이다. 우리는 모서리가 깨진 타일이 있었는데 업체에선 그곳에 폼을 쏴서 막았다. 이후 문제가 생기면 자기들이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말로만의 서약이기 때문에 그냥 문제가 안 생기길 바랄 뿐이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화장실 바닥 평탄도 및 배수 경사 기준에 대해 명시해 두는 걸 추천한다. 
시공 후에 물고임이 발생했거나, 울퉁불퉁할 시 무상으로 재시공을 한다는 문구를 넣어두는 게 속 편할 듯하다.
 
 
 

7. 샷시는 하는 걸 추천.

 
집 인테리어 바꾼 것 중 샷시가 제일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는 유리가 전체적으로 하나라는 말을 인테리어 업체에서 했는데 그 때문에 굳이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했다. 재현 하늘창으로 했고, 유리는 e max club이었다. 사실 그냥 하늘이 잘 보여서 좋다. 학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아이들 소리도 이제 문 닫으면 전혀 들리지 않는다. 
 
 
 

8. 만약 집 바닥이 마루라면, 공사하기 전에 미리 커버링 테이프와 박스를 깔아 두자.

 
우리 집 바닥은 마루다. 그래서 스크레치가 쉽게 난다. 하지만 인테리어 공사는 바닥을 신경 써주지 않는다. 도배지 같은 걸 대충 깔고 신발을 신고 돌아다닌다. 물론 인테리어를 할 때 신발 벗고 들어오라는 말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조심히라도 다뤄주면 좋겠는데 역시나 그럴 리 없지. 시멘트를 신문지만 깔린 곳에 그냥 올려두어 신문지를 뚫고 바닥에 물이 샜다. 무겁기는 얼마나 무겁던지 비닐을 깔고 박스를 올려 다시 시멘트를 두었다. 마루의 경우는 물을 오래 머금고 있으면 자국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도 시멘트에서 나온 물이라니. 그래도 이 정도로 끝나면 양호하다. 공구를 그냥 던진다. 바쁜 걸까? 이뿐만이 아니다. 폐기물 돌들이 계속 돌아다니며 맨바닥을 찍었다. 부랴부랴 박스들을 들고 와 아래에 깔아 이후의 참변을 막았다. 정말 공사하면서 보양재 같은 걸 이렇게 대충 까는 게 맞는 걸까? 한 번은 공구가 들어있는 통을 거실 한가운데에서 쏟아버리고 뭘 하고 있었다. 아니 그걸 왜 쏟는 거지? 내려두는 것도 아니고...? 화장실에서 깬 유리파편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칼날들도 돌아다니고, 나사도 돌아다니고, 어쨌든 바닥이 마루라면 미리 바닥을 박스로 한번 덮어두는 걸 추천한다. 박스로 덮기 전에 비닐을 붙이고 박스를 덮으면 이후에 먼지나 분진을 청소할 때 훨씬 편할 듯하다. 비닐 덮개 커버를 사거나 다이소 같은 데서 파는 커버링 테이프를 추천한다. 박스는 이마트같은데서 장 볼 때 챙겨두면 된다. 우리는 이마트, 노브랜드, gs 마트들을 이용할 때 챙겨 왔고, 그럼에도 부족한 박스는 재활용 내놓는 날 다 같이 주워왔다.
인테리어 끝나고 길을 가다가 박스를 보면 여길 왔었어야 했나 하는 미련이 생기는데, 왜 이런지는 한 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질 것 같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박스들이 이제는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잘 보인다. 어이도 없고 웃긴 포인트다.
 
 
 

9. 인테리어 중간중간 수전 확인.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수전을 막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수전을 건드렸으면 수전과 연결된 곳들의 물들이 잘 나오는지 한 번씩 체크해 봐야한다. 아무리 안 쓰는 곳이라 해도 정상적으로 나왔어야 되는 부분들을 놓치면 이후에 사람을 다시 불러야 되니까.
우리 집의 경우는 주방 싱크대를 교체할 때 수전을 건드렸어야 하는데 Y자로 되어 있는 수전을 L자인줄 알고 L자로만 사용하고 막아버려서 주방 뒤에 있는 뒷베란다 수도에서 물이 안 나왔다. 말로는 보통 다른 곳들은 L 자라서 여기가 Y자 인지 몰랐다. 뭐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결국엔 업체 잘못이었다. 이 문제를 찾기 전까지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니 관리사무소로 연락해 보라는 말 같지 않은 소리만 했다. 문제가 터진 이유가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고 이후에 만들어진 건데도 이런 뻔뻔한 행동을 취하는 걸 보면, 문제를 못 찾았으면 끝까지 우리 쪽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이야기할 분위기었달까. 생각해 보면 진짜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돈만 달라했네. 이러니까 화가 나지. 
업체를 너무 믿지 말아라. 모든 업체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믿지도 않았는데 코 뜯길 뻔했다.
 
 
 

10. 콘센트와 스위치 교체.

 
인테리어업체에서는 진흥 브랜드 스위치로 변경해 줬는데 퀄리티가 저게 맞나 싶어서 콘센트는 르그랑으로 교체했다. 사실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았지만 색깔이 진흥은 파란끼 도는 쨍한 흰색이고 르그랑은 노란끼 도는 흰색이다. 빛이 반사되는 부분에서도 진흥보다는 르그랑이 더 거슬리지 않는다.
생각보다 변경이 어렵지는 않았다. 일단 전기 내리고 십자드라이버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교체 가능하다. 
그리고 도배를 한다면 안 쓰는 전화선 부분은 막아달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요즘엔 보통 전화선을 사용하지 않으니 방마다 있는 전화선이 굳이 의미가 없다. 우리는 추가로 맹커버를 구매해서 다 막아뒀다.
 
 
 

11. 가스누설경보기, 화재경보기, 스피커 교체. 인터폰 교체.

 
어차피 인테리어 할 때 다 교체하는 게 편하다.


* 가스 누설 경보기가 LNG인지 LPG인지, DC인지 AC인지 체크해야 한다.
AC와 DC의 차이는 AC는 220v 콘센트에 연결하는 거고, DC는 15v로 연결하는 건데 이건 그냥 자기 집에 있는 가스누설 경보기를 떼보면 그 안에 적혀 있다. 아, 혹시나 인덕션을 사용한다 해도 경보기는 있어야 한다는 글을 봤다.
 
* 화재경보기는 정온식인지, 차동식인지, 광전식인지 체크하고 만약 정온식이라면 70도를 쓰는지 110도를 쓰는지도 알아야 한다.

보통 아파트는 70도라 한다. 이것 역시 달려있는 경보기를 떼서 확인해 보자. 난 브랜드도 같은 걸로 찾아서 교체했다. 

정온식 설정된 온도에 도달하면 작동. 오작동이 적음. 주로 주방, 보일러실에서 사용. (70도, 110도 선택가능)
차동식 주변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할 때 작동. (+30도 이상)
광전식 연기 입자를 감지하는 방식. 

 

아 그리고 혹시나 같은 곳에서 주문을 할 경우 배송비를 체크해 보자. 배송비가 합배송이 안되고 각자 청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정말 따로 온다면 각자 배송비를 내는 게 맞지만 합배송해서 올 수도 있다. 미리 QnA에 합배송되는지 물어보고 구매하자. 
내가 주문한 곳은 보통 하나는 배송비를 내고 나머지는 착불로 선택한 후에 합배송으로 보내 달라고 적어두더라. 난 이걸 모르고 배송비 두 번 내고 합배송으로 받아서 계좌로 따로 3000원을 받았다.
 
* 스피커는 네모 모양이 있고 동그란 모양이 있는데, 보니까 다 같은 크기인 것 같다.
벽지 색깔과 어울리며, 원하는 색상과 모양으로 교체하면 될 듯하다.
 
 * 인터폰 교체는 인터넷이 제일 싸다.
인터폰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인테리어 업체와, 관리사무소와 연계된 업체, 인터넷이 있는데 가격면에서 인터넷이 가장 싼 것을 확인했다.
로비가 있다면 로비에 연결되어 있는 브랜드가 뭔지,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인터폰이 뭐였는지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호환이 돼야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일단 관리사무소와 연계된 업체에 연락해서 모델과 가격을 들어보고, 인터넷에서 동일한 모델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가장 먼저 찾아서 직접 질문을 남겨서 확인했고, 이후 관리사무소, 인테리어 업체에 문의해서 가격을 확인했다. 우리는 다양한 기능보다는 화면이 넓은 게 제일 중요했다. 원하는 모델에 대해서 가장 싼 가격으로 부른 곳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동일한 제품이 80만원에서 31만 원까지 가는 기염을 보았다.

아, 설치가 셀프로는 힘들어 보였다. 생각보다 뒤에 선이 너무 많더라.
 
 

12. 엘리베이터 사용.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엘리베이터 보양재를 인테리어에서 설치할지, 관리실에서 설치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는 관리실에 맡겼다. 보증금 10만 원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공사 기간을 알려주고 돈을 내면 된다. 세대 내부공사 신고서와 각서, 공사 동의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엘리베이터에 공사 알림 문을 작성해서 꽂아두면 된다. 승강기 사용료는 공사 기간 5일까지는 15만 원이고 이후 초과 1일당 만원씩 더 내면 된다. 주말은 제외이며 엘리베이터 사용 날짜가 아닌 총 공사 기간을 잡고 내면 된다. 공사가 끝나면 보양재 철거를 해야 한다. 설치한 쪽에 연락을 주면 철거해 준다.
 
 
 

13. 민원.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민원을 만들 수밖에 없게 만들긴 한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한다 했으면 최대한 인부들도 그 시간에 맞춰 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확실하게 계속 말을 해야 그나마 시간을 지키고 민원도 덜 들어간다.
서로가 좋게 좋게 끝나야 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이웃도, 인테리어 인부들도 신경을 써야 했다. 이웃들에겐 롤케이크를, 관리소와 청소아주머니, 경비아저씨들에겐 비타 500을 준비했다. 인테리어 하러 오시는 분들에게도 떡과 커피, 음료수를 준비해 두었다. 더위가 중간중간 찾아와서 아이스크림도 준비해 두었고 생각보다 좋아하셔서 다행이었다.
우리는 평소 이웃들과 만나면 습관적으로 인사하는 편에 속했기에 위아래 층이나 다른 층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문제는 없었다.

없었다고 생각했다. 딱 한집이 등장하기 전까진.
소음이 걱정돼서 공사하는 내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만나는 이웃들에게 죄송하다 했다.
이웃들도 생각보다 안 시끄럽다며 걱정하지 말라했다.
인테리어 공사 시작 첫날 엘리베이터에 기스가 난 것 같다며 민원이 들어갔다고 관리소에서 연락이 왔다. 그 시간엔 자재들이 아직 엘리베이터에 실어지기 전이었다. 보양재가 붙어있는데 기스난건 어떻게 확인한 걸까, 시작부터 불안했다. 이후 관리소와 인테리어 업체에서 확인하고 기스나거나 문제가 발견된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연락이 왔다. 
다음날엔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왔다. 집으로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다. 처음 본 이웃이었고 언제부터 여기 살았냐며 화를 내다 가셨다. 죄송하다 말하다가 점점 시간이 지나니 의문이 든다. 듣다 보니 우리가 더 오래 살았던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이후 3번은 오신 것 같다.  
이후 관리소에 보증금을 받으러 갔을 때도 그 사람에 대해 학을 떼고 말을 했다. 질려하는 직원들의 얼굴에서 이렇게 민원을 많이 넣은 사람은 그 사람이 처음인 것 같았다. 아주 예전에 엘리베이터에 이 층 옆에 새벽에는 조용히 좀 해달라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생각나는 걸 보면 아무래도 피해야 되는 사람인 듯싶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어차피 민원은 들어온다는 거다. 스트레스받지 말자. 어차피 끝나야 해결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데로만 준비하자. 우리 집은 인테리어를 끝내고 첫 번째로 한 일이 복도와 엘리베이터 문을 청소한 것이었다. 
 

 

 

14. 인테리어 업체 선택.

 

만약에 자신이 "계획형이다. 스케줄을 만드는 데엔 이미 통달했다." 생각한다면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전체 공사를 하지 않고 각각의 전문가를 선택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인테리어를 할 때 느낀 거지만 집수리를 하는데 1명이 전부를 맡아서 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전문가들이 들어와 진행한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그 외의 자잘한 일을 하고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 역할정도인 것 같았다.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일들도 하긴 했는데 사실 우리가 정말 별로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대부분 인테리어 업체에서 한 일들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차라리 전문가들만 스케줄에 맞춰 데려올 수 있다면 그쪽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셀인 카페에서 찾아도 되고 당근 같은 어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네이버에 올라와 있는 스마트 스토어들을 뒤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스케쥴을 정말 잘 짜야 된다. 아파트에 산다면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내야 되는데 이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동안의 사용료가 아니라 공사 전체 기간을 잡고 돈을 내기 때문에 혹시라도 미뤄지거나 멈추게 된다면 +돈이 더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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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시작한 지 어느덧 일주일째가 되었다.
전체 샷시부터 거실과 주방, 화장실 2개, 추가로 거실과 부엌 전기, 도배까지 공사하기로 했는데 정말 난리다.
문제가 있으면 말을 하고 수정을 해야 되는데 저마다 다 원래 이렇다거나,  안된다고 하거나 자기들이 하는 부분이 아니라 하거나, 그렇게 해도 괜찮다라거나 이런저런 말들이 다 모이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왜 돈은 우리가 내는데 전혀 듣지를 않는 것일까.
부품은 갑자기 왜 없어졌고 깨진 타일에는 왜 타일을 덧붙이는 것이고, 잘 나오던 물이 갑자기 안 나오기에  문제를 이야기했더니 관리소로 문의해 보라 한다.
인테리어 공사하기 전에 문제가 없던 게 문제로 발생을 했으면 관리소가 아니라 업체에서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이해의 문제가 아닌 감정이 깎아지는 기분이다. 모든 인테리어 공사는 다 이렇게 진행되는 건가. 아직 반도 더 남았는데 너무 피곤하다. 도대체 다른 집들은 어떻게 인테리어를 한 거지.

그래도 그나마 장점을 찾아 좋게 생각해 보면 몇 가지 긍정적인 부분도 있긴 하다. 집 정리를 하면서 베란다에 있던 식물들을 경비아저씨와 미리 이후 처리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아파트 단지 앞에 가져가실 분 가져가라는 종이와 함께 내려다 두었는데 하루가 지나니 1개 빼고 다 가져갔다.
엄마, 아빠가 열심히 키웠던 거라 화분도 예쁘고 식물들 상태도 좋아서 그런 것 같은데 새로운 주인들을 찾아간 게 신기하고 즐겁다. 내가 가지고 있던 타이어 휠도 나눔 하고 하나둘씩 정리하니 인테리어의 장점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정리하는 부분이 주는 장점이랄까. 오후에 보니 하나 있던 허브 화초도 화분만 빼고 누군가 뽑아 갔다. 저렇게 가져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ㅎㅎ 화분이 크긴 컸지.
아, 샷시도 아주 마음에 든다. 밖이 저렇게 선명하게 잘 보이다니. 하늘도 너무 잘 보여서 대 만족이다. 베란다에 누워서 잠깐의 여유도 즐겼다.


그래도 너무 힘든 건 변함이 없다.
몰딩 작업을 하기 위해 찾아간  페인트 집에서 젯소와 페인트를 구매해 왔던 지난날. 몰딩에 칠하고 남은 젯소와 페인트로 거실과 연결된 방 문들도 칠하고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힘든 일이더라. 다이소에서 산 스펀지 롤러가 꽤 한 몫해 주었다. 붓보다 추천한다.
주말이 돼서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인테리어 공사의 장단점을 이야기해 보자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원래 이렇게 부정적인 사람이었나 싶은 시간이었다. 일주일 사이 얼마나 진이 빠진 건지.

혹시나 인테리어 할 생각이 있다면 정말 다시, 또다시 생각 해보길 바란다.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중 몇 개를 이야기해 보자면
1. 화장실 바닥 단차, 타일 사이 이음새 이슈.
화장실에 깔려 있는 바닥 타일에 대해 단차가 있다 하는 걸 모르지 않다만 화장실 바닥 타일의 모서리들이 전부 울퉁불퉁 한 건 문제가 있는 건데 자꾸 수평이야기만 한다. 단차는 당연히 있어야 하고 기존에 있던 타일을 뜯고 작업하는 게 아니라 타일 위에 타일을 붙여서 그렇다는데 가운데 타일이 벽에 있는 타일보다 위로 올라와져 있다. 저러면 물도 제대로 안 빠질 것 같은데?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가다 결국 재작업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저 위에 또 타일을 올리기로 했는데 이러다가 화장실 바닥이 문보다 높아지는 게 아닐는지 걱정이 든다. 바닥에 타일이 3개가 겹쳐 깔리는 게 정말 맞는 것일까. 인테리어를 두 번 더 하면 바닥에 타일이 6개도 깔릴 수 있겠는 걸. 키높이도 아니고 이게 진짜 맞나.
또 다른 화장실은 디자인적으로 라인이 있는 타일도 있어서 타일의 높이가 다른데 그 부분은 어떻게 공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왜 타일을 뜯고 작업하지 않을까? 소음문제 때문 일까?


2. 화장실 전기 이슈.
전기도 문제인 게 화장실에 두 개의 전기가 있는데 하나를 끄면 두 개가 동시에 나간다. 나눠놔야 의미가 있는 건데 무엇이 결과를 이렇게 만든 걸까. 역시 수정하기로 했다.


3. 아일랜드 식탁 갈라짐 이슈.
아일랜드 식탁도 인조 대리석으로 들여왔는데 온날부터 칼날 자국인지 금이 간 건지 가운데가 나가있다. 교체하기로 했다.


4. 거실 전기 이슈.

거실의 전기를 바꾸기로 했는데 전기선을 못찾았다 했다. 원래 3선인 선이 있어야 되는데 2선뿐이라며, 전기기사를 불러서 선을 다시 추가하던지 하는 걸 말했다. 10만 원이라길래 알았다 했더니, 인테리어 업체에서 내시경 카메라 같은 걸 들고 와서 천장을 여기저기 뚫어서 선을 찾았다. 전기 기사를 부른 것도 아니고, 선을 새로 추가한 게 아니기 때문에 돈을 지불할 이유를 못 찾았지만 달라기에 더 이상의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줬다. 계약되어 있는 전기 값에서 자신들이 못 찾은 전기선을 단지 기구를 추가해서 찾은 것뿐인데도 돈을 10만 원이나 지불해야 되는 게 정말 맞는 건가? 처음부터 저렇게 찾아서 해결해야 됐던 부분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


이게 뭘까. 어디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직도 반이 더 남았고 추가로 수정공사가 들어가려면 얼마나 더 일정이 늘어날지 가늠이 안 간다.
6월이 넘어가는 건 확정이 되었다. 부디 더 더워지기 전에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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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부모님의 결정에 따라 우리 집은 인테리어 공사를 계약하고 2주 남은 시점부터 집청소를 시작했다.
누군가가 스트레스 받아서 죽고 싶을 때 인테리어를 하면 된다 했던가. 헛소리가 아니었다는 듯이 우리는 하루 하루 시들고 있다. 
분명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인테리어 집이었는데, 역시나 나의 지인은 아니었기에 아쉽게도, 당연하게도 그들은 남이었다.
여름이 오기 전 전체 샷시교체와, 집의 절반이상을 인테리어 및 수리를 하기로 결정 했다. 이렇게 대공사일 줄 처음엔 몰랐다.
생각보다 해야 될 것들이 꽤 많았다. 샷시 선택, 인테리어 스타일 결정, 디자인 확인, 도안 확인, 시공 순서 일정 짜기, 엘리베이터 사용 각서, 필요 없는 가구 처리, 인터폰 교체, 몰딩유무 등등. 해야 할 건 많았고 집에는 사람이 없었다. 줄자와 친해질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우리 집은 생각보다 짐이 없다.
가족 구성원은 4명인데 2명은 정리하는 걸 너무나 좋아하고, 2명은 다 쓸데가 있다는 생각으로 버리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집안의 실세는 한 분이시고, 그 덕에 짐이 생길 틈이 없다. 생긴다 하더라도 결국은 정리될 뿐이다. 
이전에 서재방에 배관누수로 곰팡이가 핀 적이 있었는데, 우리는 곰팡이를 발견한 김에 서재에 있는 책들을 정리를 했었다.
무려 차로 두 번을 가득 실어서 이동시켜야 할 정도로 많은 책들을 한 번에 버렸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중 몰랐어야 덜 슬펐을 소식 하나가 아빠가 가지고 있던 많고 많은 고전소설 책들도 그때 다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이미 허리가 나갈 정도로 지친 몸상태였기에 나중에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확인도 안 하고 묶어두었다. 거기부터 아빠의 책들은 내손에서 떠나버렸던 것이다. 어느 날 아빠가 내가 산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보고 말씀하셨다. "어! 그 책 우리 버린 건데?" 그때 직감했다. 아마도 앞으로 살 책들 또한 아빠가 버린 책들에 속할 것이라는 것을. 
어쨌든 그 당시 서재 책들을 버리려고 거실에 쌓아두었다가 이왕에 정리하는 거 방에 있는 책들도 정리하자는 말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집안 대청소가 시작되었었다. 아마도 다른 집에서 우리 집을 봤을 때, 이사를 가는 줄 알았을 수도 있다.
나는 그때 이젠 털어도 더 이상 먼지하나 나올 게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또다시 집안의 곳곳에 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면 이제 버려야 한다는 말을 기준으로.
우리는 이젤도, 목재 책상도, 목재 식탁도, 베란다에 있던 피아노도 전부 버리기 시작했다. 선물 받은 도자기들도 정리 대상이었다. 왜 있는지 모르는 타일들도. 그래도 식탁의 경우 상태가 좋아 당근에 올려두니 적십자였나 어디선가 가져가기로 연락이 왔다. 
이참에 그릇들도 정리하기로 했다. 쓰던 것들을 버리고 선물 받았던 그릇들로 교체하기로 정해졌다. 도자기를 버릴 때는 자루를 구매해야 한다. 6000원이었지만 아저씨가 일일이 망치로 하나하나 다 깨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수고스러움에 잔돈을 받을 수 없어 만원을 냈다. 옷들도 버리기 시작했다. 겨울 옷, 여름 옷 말할 것 없이 올해 입지 않았다면 파란 봉지안으로 들어갔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눈앞에 봉지 개수가 쌓여 있었다. 진짜 이게 맞나? 하루하루 허리가 나갈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아노를 버릴 때는 5만 원의 수고비를 내면 수거해 가시는 업체가 따로 있다. 레쓰비와 현금 5만 원을 함께 준비해 두었다. 
 
관리사무소에 처음 가봤다. 1층에는 노인정도 있었는데 지하에는 탁구실도 있다 한다. 예전에 아빠랑 탁구를 한번 치러 갔던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 희미한 기억이 희미하게 사라졌다. 추억을 회상하기엔 할 게 너무 많았다. 승강기를 사용하기 위해 보증금 10만 원을 내고 5일 이상 사용하는 날짜를 추가로 원금 + 추가금의 돈을 입금시키고 왔다. 엘리베이터에 승강기 사용료가 인상됐다는 안내문을 봤을 때 "이런 것도 있었네."하고 넘겼던 부분에서 인상된 그 돈을 내야 되는 대상자로 바뀐 날이었다. 세대 내부 공사 신고서와, 혹시 모를 민원 방지를 위해 5세대 이상의 공사 동의를 구한 공사 동의서도 함께 제출하였다. 승강기 사용 각서도 제출해야 승강기에 보양재를 붙여준다.
 
인터폰을 교체할 때는 선택지가 3개정도 있다.
1. 인테리어 업체, 2. 관리사무소와 연계된 업체, 3. 인터넷 구매.
그중 가장 싼 곳을 선택하면 되는데, 동일한 모델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80, 40, 30이 되는 것을 보고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지인 찬스라 생각했던 신뢰도가 그때부터 약간 흔들렸던 것 같다. 80은 너무 부른 것 아닌가.
인터넷으로 구매 할 때는 1층 로비와 연결이 되면서, 현재 집에 있는 모델과 호환이 되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 1층 로비에 설치되어 있는 모델 브랜드와 동일해야 호환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업체들 모두 동일한 브랜드의 3,4가지 모델들을 보여줬었다. 기능이 많을수록 가격 또한 올라갔지만, 적당히 필요한 모델을 선택했다. 
 
인테리어 공사 기간 동안 마실 수 있는 음료수들도 구매를 해두었다. 아무래도 여름은 아니라 더위에 지칠 리 없지만 그래도 소소하게나 힘내시라는 마음으로. 
 
주변에서 인테리어 공사한다 하니 아침, 저녁으로 꼭 확인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꼼꼼히 보지 않으면 어떻게 해둘지 모른다는 말이었다. 사실 꼼꼼히 본다 해도 내가 잘 돼 가는지 잘 안 돼 가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일반인의 눈으로 과연 그걸 알아챌 수 있는 것인가. 그럼에도 항상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을 보면 일반인의 눈으로도 확인이 될 정도로 처참한 상태를 목격한 사람들이 있기에 하는 소리겠지? 
 
한 편으로는 걱정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집안의 평화가 절실하다.
  

식탁의 마지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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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날들의 향연을 지나 5월 7일이 되었다. 화창한 하늘을 보니 오늘 하루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이라는 알 수 없는 확신이 드는 그런 좋은 하루였다.  
5월 7일, 그날은 친구를 만나 함께 클래식을 들으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다들 클래식을 좋아하는가? 아마도 내가 처음 클래식에 접했을 때의 나이가 중학생 때였을 것이다. 학교 숙제로 클래식 듣고 오기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친구 중 한 명이 예술의 전당에서 일하고 계신 분을 알고 있어서 그 덕에 좌석까지 업그레이드되어 볼 수 있게 된 좋은 기회가 있었다.
좌석도 좋았고, 클래식도 너무 좋았지만, 친구들은 나와 달랐나 보다. 너무 어렸던 나이가 문제였던 걸까. 우리는 인터미션 때 나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내 입장에서는 참 아쉬웠던 기억이다. 친구들이 싫다 하니 나도 싫다 했던 그때, 사실 난 너무 좋았었으니. 그래도 그때는 친구들이 제일 좋았던 나이였다. 그 아쉬움이 얼마나 컸는지 아직도 그날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내 머릿속에 중학교 때 기억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날만큼은 선명하다. 내가 의자에 겉옷을 어떻게 벗어두었는지도 기억이 날 정도니까..
 
어쨌든 나는 그 이후로, 내가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클래식을 들으러 자주 왔다. 어느 날 혼자 왔을 땐, 무슨 음악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잠이 솔솔 와서 잠깐 당황스러웠었다. 그 정도로 음악 소리가 감미로웠던 것일까.
종종 클래식 공연 후기에서 누군가 박수를 쳐서 사람을 깨운다거나, 지휘자가 코를 고는 소리를 듣고 골탕을 주기 위해 북을 치게 한다거나의 상황들을 읽을 때마다 설마 그런 거에 놀랄까 했는데, 막상 내게 졸음이 오니 무슨 말인지 확 체감이 되었다. 그 이후로는 공연을 오기 전 날 잠을 충분히 자고 온다. 효과는 꽤 있는 것 같다. 
박스석을 예매해 본 적이 있는가? 나로서는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툭 튀어나와 있는 공간이 주는 매력이란, 가봐야 안다. 공연하는 모두가 유독 잘 보인다. 2층이라 전체적인 시야도 아주 좋다. 하지만 그 특유의 장점을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듯. 경쟁률에 치여 예매하기 너무 어렵다. 그래서 찾게 된 두 번째 마음에 드는 자리. 아마도 예술의 전당에서 오케스트라를 들으러 갈 때마다 거의 동일한 자리를 예매하는 것 같다. 이 자리 역시 모두가 다 보이는 자리라 마음에 든다. 피아노 치는 연주자분의 손가락까지 잘 보이는 자리랄까. 
아, 천당석이라고 들어봤는가.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천당석이라고 불리는 거의 꼭대기에 있는 자리가 있다. 왜 천당석인가 궁금해서 예매해 본 적이 있었는데 거긴 정말 무섭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혹시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헛디디기라도 하면 까딱하다간 진짜 천당에 가겠더라. 계단을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그날 이후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나 좋아라 하니 우리 가족 역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올타쿠나 하고 가족 모두의 마음을 이참에 사로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봤던 공연이 이무지치와 한경 필하모닉 공연이었다. 다행히도 가족들 모두 그때 이후로 클래식에 대한 좋은 감정이 들었는지 우리는 공통된 취미를 얻었다. 
 
친구들은 고맙게도 내가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좋을 것 같은 공연이 보이면 나에게 연락을 준다. 덕분에 굳이 내가 찾아서 볼 필요가 없다. 이번에는 무려 1+1 이벤트를 한다며 정보를 물고 온 친구덕에 우리 가족들에게도 득템의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위치만 다르게 같은 날 함께 자리했다. 나는 내 친구와, 우리 가족은 다른 곳에.
이번 디즈니 & 픽사 OST 공연은 중간중간 뮤지컬도 함께 했는데 남자분, 여자분 모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들은 아마도? 언제나처럼 남다른 위트로 사람들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공연에서는 박수를 꽤 많이 쳤다. 남자분은 톰과 제리의 제리 느낌이었다면, 여자분은 숲 속에 사는 요정 같은 분위기였는데 특히나 남자분이 알라딘 노래를 부르실 때는 정말로 동화 속으로 빠진 기분을 느꼈다.
이번 공연으로 가장 크게 흥미를 갖게 된 부분은 색소폰이었다. 우리 집에는 아빠가 색소폰을 불고 싶다 하셨던 적이 있어서 색소폰이 있다. 집에 있던 그 악기가 저런 소리를 낸다는 것은 참 새로웠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취미로 플룻을 꽤 오래 배웠던 적이 있어서, 색소폰을 만났을 때 허풍을 치며 불어봤다가 큰코다쳤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 폐활량이 엄청나게 필요했던 악기로 기억하는데, 그만큼 공간을 감싸는 그 풍성함을 바로 이 공연에서 처음 느꼈다. 아빠가 저 정도까지 불려면 어느 정도의 연습이 필요할 까 싶다가 이참에 내가 배워볼까도 생각해 본 하루였다.
 
오케스트라를 들으러 가면 항상 내 시선을 사로잡는 한분 혹은 두 분이 존재감을 뿜으며 그곳에 자리하고 계신다. 가장 뒤에서 북도 치고, 실로폰도 치고, 뭔가 아주 분주하신 분. 박스석에 앉아서 이분들만 봐도 순식간에 공연이 끝나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타악기(퍼커션) 연주자라 하시던데, 여러모로 참 대단하신 것 같다. 저 정박을 어떻게 저렇게 흔들리지 않고 찾을 수 있을 까도 싶다가, 얼마나 많은 악보를 볼 줄 아는 것일까 싶다가도, 저 순서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바로바로 들어오는 걸까 싶달까? 말 그대로 멋지다. 만약 오케스트라에서 이런 타악기 연주자가 없다면 아마도 풍성함이 배는 줄 것 같다. 물론 각자의 공간에서 소리 내는 악기들은 모두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나에게 음악회는 언제나 즐거웠지만 갈 때마다 내 귀를 사로잡는 악기들은 항상 달랐던 것 같다. 어떤 날은 첼로가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바이올린, 어떤 날은 피아노, 이번에는 색소폰. 그 와중에 늘 한결같이 관심이 갖던 게 타악기 연주자인 것 같다. 
 
인생이 하나의 오케스트라라면 나는 무슨 악기를 다루고 있을까.
이번 생은 잘 모르겠지만, 다음 생이든, 이번 생에서 남은 생을 다 모아서라도 나는 타악기 연주자가 되고 싶은데 이제는 욕심일까 싶다. 어렸을 때는 모든 게 그냥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왜 이리 무겁게 다가오는지.
엄마 아빠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다시 봐도 대단한 것 같다.
부모님은 과연 어떤 악기를 다루고 싶으셨을까? 꿈은 이루었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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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봄날을 느끼며, 평소와 다름없이 밤 산책을 하고 있던 어제였다.

나의 하루 루틴 중 하나인 밤 산책은 아파트 단지 3개를 지나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는 하천가 산책로에서 이루어지는데,

사건은 두 번째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분명 가는 길에 개똥을 발견했다.

개똥이 3개나 있었는데 제일 큰 건 진짜 커서 특히나 누군가 밟겠구나 싶었다. (말한 놈이 걸리는 건 불변의 법칙인가.)

분명 나는 개똥을 인지하고 피했다.

분명 돌아오는 길에도 개똥을 피해야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분명 그랬는데...

유독 어두웠던 시간 대였던 게 문제였을 까.

가장 큰 걸 밟는 순간, 아 개똥.

찰나에 잊었던 아까 그 큰 개똥이 내 발밑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살다 보면 개똥도 밟고 그러는 거지.

운동화가 왜 두꺼운가.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동네 놀이터 가서 사정없이 발을 쓸었다.

질질 끌고 있을 때쯤. 아무래도 나무 가지 하나를 주워 이 딱 붙어 있는 왕건이를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히도 밟혔는지 떨어트리는데도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 생각해 보니 이러고 있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생각하며 마저 개똥을 제거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발을 질질 끌며 아주 작은 개똥도 내 운동화 밑창에 남아있을 수 없게 최선을 다했다.

물론 결과는 아주 만족할 정도로 밟기 전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프닝이었다.

 

그리고 오늘, 마찬가지로 오늘도 나의 루틴을 지키기 위하여 준비를 하고 밤산책을 출발했다.

오늘따라 유독 특별한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산책로가 아닌 산책로 옆 풀 숲을 걸어 다녔다.

이게 문제였던 걸까.

만보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때까지만 해도 난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아주 작은 느낌. 정말 아주 작게 발밑에 약간 두꺼운 게 있는 느낌적인 기분이 있긴 했었는데.

그게 똥이었던 거지.

 

아무렇지 않게 오늘도 잘 갔다 왔다는 마음으로

아무렇지 않게 집문을 열고 그저 전실에서 신발을 벗기 위해 허리를 숙였을 뿐이었는데.

나는 또 똥을 목격했다. 

내 운동화에 완전 밀착한 그 똥을.

학 씨. 진짜.

어제보다 더 질은 그 똥은, 진짜 대형견의 똥이 아니면 사람 똥인가 의심이 들정도로 많이 컸다.

왜냐면 내 운동화 양옆으로 튀어나와 붙어있었거든... 솔잎들과 함께.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생기는 것인가.

조용히 다시 뒤를 돌아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 집 뒤에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 

어제보다 질었던 그 똥은 발을 끈다고 떨어지지 않더라.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시소에 앉아 찰흙 떼는 기분으로 똥을 떨어트렸다.

 

이게 연속으로 밟을 수도 있는 건가 싶다가 

내가 밟은 거니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가도

어떤 견주 놈이 이 똥을 안 치우고 튀튀를 한 건지 

분노를 느꼈다가도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 진정됐다.

도대체 어디서 밟은 건지 느껴지지도 못한 게 날 더 어이없게 만들었다.

운동화 밑창을 이렇게 끌어본 것도 일생에 없었던 것 같다.

 

 

내일 로또 사야지.

 

 

 

견주 가만안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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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올해도 봄이 오는 걸 보면 시간은 여전히도 흘러가고 있나 보다.
벚꽃은 떨어진다, 떨어진다 해도 아직까지 굳세게 매달려있는 애들도 있고, 이미 꽃비로 흩날린 애들도 있다.
오늘도 저녁 산책을 하면서 꽃비를 꽤 맞았다.
날씨도 웃긴 게 어제는 4월이 아닌 10월 같다가도 오늘은 영락없는 4월의 어느 날이더라.
바람이 따뜻해서 살랑살랑 기억도 안나는 어느 하루의 추억이 생각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늘은 또 알고 지내던 지인이 연락이 왔다. 날씨가 좋아졌다며 하루 만나자는 연락이었는데 반갑다가도 꼼질거리는 그 어떤 느낌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이가 먹긴 먹었는지 이제는 길을 가다가 햇살이 닿아 빛을 내고 있는 풀잎들이 있으면 잠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왜 그렇게 어른들의 사진첩에는 꽃 사진, 나무 사진 등등 자연 사진이 한가득한가 했던 날들이 있었는데 ㅎㅎ 이제는 내가 그러고 있네.

또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요즘 들어 그렇게 학생들이 예뻐 보인다.
얼굴이나 외적으로 미의 기준이 낮아졌다기 보단 그냥 그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된 게 맞지 않나 싶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그저 말 못 하는 아기들만 귀여워했었는데 이제는 대학생들도 그렇게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달까.
친구들을 만나러 종로나 홍대, 이태원 정도 가면 젊은 친구들이 한가득 보이는데 그때마다 정말 귀엽고 예뻐 보인다.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또 그렇다고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참 알 수 없다.

눈이 자꾸 안 보여서 이제는 진짜 안경을 써야 된다. 안경을 쓰면 뭔가 인상이 더 차가워지는 것 같아서 안 썼었는데 이제는 안 쓰면 얼굴이 안 보인다.
흐릿흐릿해서 초점이 나가 있달까.
근데 또 그게 장점이 될 때도 있다. 길을 걷거나 자세히 볼 필요 없을 때는 오히려 좋다. 집중해도 안 보여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얼굴도 안 보인다.
예전에는 시선이 의식돼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모두가 배경이다.
블러처리된 배경이라 가끔 주인공들인 친구들 얼굴도 못 봐서 붙잡힐 때가 있지만 그게 뭐 중요할까.

공허하다는 기분이 자꾸 든다.
봄을 타나? 내가 그럴 리 없는데, 이것도 나이가 들어서 더해지는 감정일까.
시간의 흐름이 가끔은 너무 빠르게, 가끔은 너무 느리게 느껴진다.
빠르지 않았으면 좋겠는 그 시간에는 빠르게 가고,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또 어떤 시간에는 고정이라도 된 것 같이 멈춰있고.
가끔 보면 시간이 참 무정하달까. 그렇기에 태연히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거겠지.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며, 오늘은 좋은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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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기독교 집안이라 12월 31일이 되면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러 가는데 사실 난 예배보다 집 가기 전 뽑는 올해의 말씀카드에 기대가 더 크다. 한해의 말씀 카드를 뽑고 난 후엔 우리 가족은 무려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단골인 우동집을 간다. 
엄마는 야식 먹는걸 안 좋아하시지만 이날만큼은 예외다. 아마도 이 루틴의 첫 시작은 큰 이모부가 데려가 주신 가락국수집이 시작이었을 것이다. 너무 어렸을 때는 교회에 가도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님은 이모네 집에 데려다 두고 교회에 가셨다. 깜깜한 밤길을 지나 그 새벽에 왜 장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를 혼자만 불 켜진 우동집에서 먹었던 우동의 맛이란.  
 
우리가 가는 우동집은 아주 아주 작은 우동집이다. 테이블이 기껏해야 4개 정도. 그래서 빠르게 가야 한다. 까딱하다가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되기 때문이다. 맛은 사실 그렇게 어마어마한  맛집은 아니다. 아마도 모두가 추억을 먹으러 오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그 조그만 우동집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면 언제나 그곳에 계신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치면 아주머니는 내가 문을 열어재낀 것 보다도 더 활짝 웃어주신다. 자리에 앉으면 그때 부터 마치 올해가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느껴지는데 난 그 기분이 좋다. 자연스럽게 우동 4개를 시키고 이내 우리 뒤로 줄줄이 손님들이 가득 차는 상황을 본다. 빨리 먹고 빨리 빠져 줘야 하는 것도 이곳의 매력. 12월 31일이 갓 지난 1월 1일 새벽에, 바로 나온 우동 4개와 단무지를 함께 먹고 있으면 마치 산 정상에서 먹는 라면보다 맛있게 느껴진다. 다 먹고 난 뒤 빠르게 뒷정리를 하고 나오면서 다시 한번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지금보다 조금 더 젊었을 때 이 길로 바다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죽는 줄 알았다. 식곤증과 피로가 마취총에 맞은 것처럼 핑핑 돌게 만들더라. 졸음 쉼터가 왜 있는지 그때 알았다. 물론 도착해서 봤던 바다의 풍경은 장관이었지만.ㅋㅋㅋ 다시는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단 생각을 4명이 동시에 느꼈다.
 
이걸 왜 쓰고 있냐면 내가 먹은 우동을 자랑하고 싶어서랄까. 아니면 sns에서 떠도는 1월 1일 루틴 중에 엄청나게 빡센 루틴을 가진 집(무려 낮잠 자기가 루틴에 포함되어 있던 집.)을 봐서 그런가. 그냥 써본다. 
 
그리고 우동집 아주머니가 돈 많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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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여러 연말 약속을 지나 어느덧 2024년의 마지막 하루가 되었다.

2024년이 되었을 때도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발만 내딛으면 2025년이 된다니.

2024년에는 꽤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있었다. 러시아 전쟁에 참전한 북한 병사의 이야기들이나, 며칠 전 일어난 항공기 추락 사고라던지. 공평하게 흘러가고 있을 시간에서도 공평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들이 지나갔다. 어렸을 때는 이런 사고 소식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왜 잊혀질 때쯤 하나씩 참사의 소식이 전해지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만큼의 뉴스를 보지 않아서 였을까. 철렁거리는 마음이 익숙하지 않다.

 

나이가 든다는 게 어떤 면에서 보면 축복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해지는 감정으로 와닿는다. 아마도 이기심이 불러오는 감정일 것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경계선이 뚜렷했다. 봄에는 벚꽃을 보러 가고 여름에는 물놀이를 하러 계곡이나, 빠지, 워터파크, 그것도 다 할 때쯤 바다로 여행을 갔다. 가을에는 한강으로 피크닉도 가고, 날씨가 좋으니 친구들과 어디든 여행을 다녔고, 겨울엔 스키장으로 여행 계획을 짰었다. 이빨이 딱딱 부딪힐 정도로 추운 한파에도 친구들이랑 털모자를 눌러쓰며 즐거웠던 시간을 보냈었다.

20대가 지나 30대가 돼 보니 이제 친구들도, 나도 너무 바쁘다. 20대에는 공부만 하면 나머지는 다 놀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30대에는 놀 시간을 만들기 위해 꽤나 노력이 필요했다. 더 이상의 계절에 따른 감성은 내 인생에서 사라지고 있다. 옛말에 젊을 때 더 많이 놀아야 된다는 말이 이제는 퍽 무슨 뜻이었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어렸을 적에 해 질 녘까지 친구들과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다가 배고파질 때쯤 집으로 들어갈 때의 기분을 기억하는 가. 나의 10대와 20대는 아마도 놀이터에서 놀던 그때의 꼬마였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가족이 있는 집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친구들과의 시간이 줄었다면,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었다. 어쩌면 엄마, 아빠는 내가 친구들과 다 놀다 오길 기다려 준 것 같다.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꽤 즐겁다. 나이에 따른 충고도 가끔 들을 기회가 있는데 최근에는 살짝 무서운 말을 들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간은 아무렇지 않지만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시간은 꽤나 힘들다는 것을.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건지 알지 못하니, 사실 두렵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간이 흐르기에 나이가 드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고, 그렇기에 나 또한 늙어가는 게 당연한 건데 피터팬 증후군이라도 걸린 것인지 요즘 들어 참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감정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 비옥한 토양이 쌓이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숲이 되고, 땅에 있는 수분이 다 뺏기면 아무것도 살지 않는 사막이 될 수 있듯이 감정이 쌓이면 그게 나의 얼굴이 된다. 내 얼굴에는 내가 쌓아 뒀던 감정을 머금고 있다. 가끔 거울을 본다. 내 무표정에 인색함이 있지 않은 지, 내가 웃을 때는 어떤 얼굴인지 관찰한다. 주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체크해봐야 한다. 무관심 또한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상 조금이라도 귀찮아진다 싶으면 무관심해지는 게 더 심해졌달까. 내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무관심이 당연해진다면 나 또한 그들의 기억 속에 무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감정에 모든 것들을 품을 수 있지 않더라도, 적어도 생명체가 숨 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장점 중 하나로 오래 걷기가 있다. 2만 보도 걸으니 걷는 건 자신이 있었다. 물론 믿는 구석이 있었다. 표지판. 표지판만 보면 어디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기에 난 새로운 길에서도 내 체력만 되면 그냥 걷는 것을 좋아했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누군가가 만들어 둔 표지판이 있지만 인생에는 그 표지판을 내가 만들어야 한다.

어디인지도 모른 채로 익숙하게 너무 많이 걸은 것이 문제였을까. 길이 안 보인다.

어렸을 때와, 나이가 들어 길을 잃는 게 다른 것 같다. 뭐 랄까. 어두움의 깊이가 다른 것 같달까. 검정에도 다 같은 검정이 아니듯 내가 걸어온 길이만큼 더 깊고 더 진해진다. 어쩌면 사실 표지판이 있는데 내가 있는 곳이 너무 어두운 것일까도 생각해 봤었다. 근데 그렇게만 생각하면 너무 슬프기만 하니까 그만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왜 어둠도 시간이 지나면 눈이 적응을 한다 하지 않는가. 슬슬 보일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엔 더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다.

그런 거 보면 엄마, 아빠는 얼마 큼의 어두움에 적응한 것일 까?   

 

2025년에는 올해보다, 지금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자. 더 많은 감정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제 진짜 곧 지나갈 2024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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