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와 복싱은 확실히 다르다.
헬스를 하고 돌아오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운동 시간이 부족해서인가 싶었다.
1시간을 2시간으로, 다시 2시간 반으로 늘려가던 즈음, 저녁 걷기까지 합치면 하루 운동 시간이 4시간에 이르렀다.
그날 깨달았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복싱을 하고 나면 개운했으면 개운했지, 찝찝하거나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운동이 잘 안 된 날에도 그랬다. 그렇다면 이 알 수 없는 찝찝함은 무엇일까.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무릎에 염증이 생겨 하체 운동을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상체만 운동을 해서일까. 이것저것 생각하다 결국 답에 도달했다.
“때리지 못해서 구나.”
헬스에서는 무언가를 치지 않는다.
거기서 뭔가를 쳤다 하면 그거대로 문제일 터.
복싱에 익숙해진 내 몸은 헬스를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공격성을 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아직 삼 개월이나 남았는데, 이걸 어쩌나. 그렇다고 같이 하자니 하루 종일 운동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복싱에서 헬스로 바꾸고 나름 장점도 있다. 근육별로 운동을 하니 근육들이 예쁘게 자리 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몸이 예뻐진달까. 처음엔 우락부락 커지고 있는 내 모습에 잠깐 놀랐었다.
아무래도 식단도 조절해야 하는 건가 싶어 계란을 먹을 때쯤 몸이 안정을 찾았다.
이제 핏이 깔끔해졌다. 바지가 허리 안 맞는 이슈가 생기긴 했어도, 뚱뚱해진 것보단 낫지 않은가.
여러모로 복싱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헬스장이 리뉴얼되었다.
못 보던 헬스 기구들이 하루 사이에 등장했다.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그날은 운동만 2시간 48분을 하고 돌아온 날이 되었다.
인간의 몸에 있는 근육들을 어떻게 이렇게 세부적으로 나눠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이토록 많은 기구들을 만들었을까.
인간은 위대하다.
단순히 아령 하나만 놓고 봐도 그렇게 많은 동작들이 있음에도, 새삼 이런 기구들을 눈앞에서 목격하니 신기하다.
새로운 기구들 덕에 돌아섰던 마음이 살짝 돌아왔다.
이렇게 된 거, 몸이나 예쁘게 만들고 복싱장으로 돌아가야겠다.
++
상체 운동만 하다 보니 오른쪽 어깨가 살짝 나간 것 같다.
오른쪽 무릎도 문제였는데, 왜 다 오른쪽만 이럴까.
물론 내가 왼손잡이라 왼쪽에 힘이 더 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얘들도 좀 강해졌으면 좋겠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조금씩 조절하면서 운동하고 있으니 괜찮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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