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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올해도 봄이 오는 걸 보면 시간은 여전히도 흘러가고 있나 보다.
벚꽃은 떨어진다, 떨어진다 해도 아직까지 굳세게 매달려있는 애들도 있고, 이미 꽃비로 흩날린 애들도 있다.
오늘도 저녁 산책을 하면서 꽃비를 꽤 맞았다.
날씨도 웃긴 게 어제는 4월이 아닌 10월 같다가도 오늘은 영락없는 4월의 어느 날이더라.
바람이 따뜻해서 살랑살랑 기억도 안나는 어느 하루의 추억이 생각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늘은 또 알고 지내던 지인이 연락이 왔다. 날씨가 좋아졌다며 하루 만나자는 연락이었는데 반갑다가도 꼼질거리는 그 어떤 느낌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이가 먹긴 먹었는지 이제는 길을 가다가 햇살이 닿아 빛을 내고 있는 풀잎들이 있으면 잠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왜 그렇게 어른들의 사진첩에는 꽃 사진, 나무 사진 등등 자연 사진이 한가득한가 했던 날들이 있었는데 ㅎㅎ 이제는 내가 그러고 있네.

또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요즘 들어 그렇게 학생들이 예뻐 보인다.
얼굴이나 외적으로 미의 기준이 낮아졌다기 보단 그냥 그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된 게 맞지 않나 싶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그저 말 못 하는 아기들만 귀여워했었는데 이제는 대학생들도 그렇게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인달까.
친구들을 만나러 종로나 홍대, 이태원 정도 가면 젊은 친구들이 한가득 보이는데 그때마다 정말 귀엽고 예뻐 보인다.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또 그렇다고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참 알 수 없다.

눈이 자꾸 안 보여서 이제는 진짜 안경을 써야 된다. 안경을 쓰면 뭔가 인상이 더 차가워지는 것 같아서 안 썼었는데 이제는 안 쓰면 얼굴이 안 보인다.
흐릿흐릿해서 초점이 나가 있달까.
근데 또 그게 장점이 될 때도 있다. 길을 걷거나 자세히 볼 필요 없을 때는 오히려 좋다. 집중해도 안 보여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얼굴도 안 보인다.
예전에는 시선이 의식돼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모두가 배경이다.
블러처리된 배경이라 가끔 주인공들인 친구들 얼굴도 못 봐서 붙잡힐 때가 있지만 그게 뭐 중요할까.

공허하다는 기분이 자꾸 든다.
봄을 타나? 내가 그럴 리 없는데, 이것도 나이가 들어서 더해지는 감정일까.
시간의 흐름이 가끔은 너무 빠르게, 가끔은 너무 느리게 느껴진다.
빠르지 않았으면 좋겠는 그 시간에는 빠르게 가고,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또 어떤 시간에는 고정이라도 된 것 같이 멈춰있고.
가끔 보면 시간이 참 무정하달까. 그렇기에 태연히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거겠지.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며, 오늘은 좋은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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