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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오후 7시 30분 ISTQB 시험을 보고 나왔다. 

역시 시험은 봐봐야 안다. 이제 어떻게 공부를 해야 되는지 알 것 같다.

그래서 나 같은 비전공자들을 위한 간단한 후기이자 나의 경험을 일기로 남겨두기 위해 이렇게 글을 써본다.

 

나는 비전공자로써 QA에 대해 궁금증만 있었지 어떤 역할을 하고 무슨 공부를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느낌 적인 느낌으로 나의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단순한 관심이 생겨 시험을 준비하고자 계획을 짜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ISTQB 실라버스의 4.0을 다운 받아 읽어봤을 때 도무지 이게 무슨 말들인가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다. 그저 "72장의 페이지에는 글들이 쓰여있고, 그건 한글이었다." 정도였달까. 

시기적으로 내가 실라버스를 알게 된 날은 버전 4.0이 이미 나온 시점이었다. 6월의 시험을 마지막으로 이후 시험부터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무조건 4.0으로 공부를 해야 된다는 부분은 어떤 버전의 실라버스 공부를 선택해야 하는지 시작부터 고민이 되었었다. 두 가지 버전을 다 다운을 받고 읽어봤더니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건 버전의 문제보단 역시나 뭐라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것을. 그냥 읽어서 공부하기에는 이해도 전혀 되지 않았던 상황이기에 유튜브 김기태 님의 강의였던 sw테스팅 강의를 전부 들어봤다.

 

1.

시험 보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여유 있다면 나는 이 강의들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경우는 강의 속도가 좀 느리게 느껴져서 재생 속도를 올려 들어봤더니 훨씬 집중력이 올라갔었다. 재생 속도를 1.25나 1.5 정도로 듣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할 때는 강의를 들을 때가 아니다. 무조건 실라버스를 우선적으로 외워라. 물론 실라버스를 외운다 해도 문제를 다 풀지는 못한다. 당장 샘플 문제만 풀어봐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실라버스에 쓰여있는 내용만 문제로 나오지 않는다. 샘플 문제의 문제들과 해설을 같이 읽으며 공부해야 한다. 해설에는 문제마다 어디 부분에서 문제가 도출되었는지 알려주는 학습 목표가 기재되어 있다. 이걸 같이 보면서 공부를 해야 된다. 샘플 문제는 A, B, C, D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A가 가장 쉬운 난이도이고, 순차적으로 어려워져 D 샘플 문제가 제일 어렵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A 샘플 문제를 풀어보면서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를 확인해 보고 B, C, D 샘플 문제로 가서 더 외워야 될 암기 내용들을 정리를 하면서 공부를 하면 될 것 같다. 문제를 풀고 오답풀이를 한 다음 실라버스 이론을 다시 공부하고 다시 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보니까 나중엔 머릿속에 답이 외워져서 의미가 없어지더라.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은 A 문제 풀고 오답풀이 후, B 문제 풀고 오답 풀이한 다음 실라버스 이론 공부하고 C 문제 풀고 오답풀이 하고 A문제로 돌아가서 다시 풀어보는 형식으로 세 개 정도의 샘플문제를 풀고 처음으로 돌아와서 다시 풀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2.

그리고 계산 문제! 4단원에서 나오는 계산 문제는 답이 명확하기에 다 맞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어느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실제로 샘플 문제를 풀어봤을 때도 두 가지가 답이 되는 문항에서도 더 답과 가까운 답을 선택해야 되는 문제들이 있다. 그런 걸 생각해 보면 계산 문제는 정말 다 맞는 게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비전공자들에겐 계산 문제가 쉬울 리 없다. 실라버스에서만 설명하는 내용으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건지 이해도 안 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우선 김기태 님 유튜브에서 문제 푸는 설명을 해둔 강의들을 보면서(ex> 결정 테이블 테스팅 영상) 이해를 하고 네이버 카페 "SW TestER들의 모임. 소프트웨어 테스트/팅 QA,ISTQB,CSTS,검증"에서 찾아서 문제를 풀어봤다. 그 외에는 네이버나 티스토리나 구글에서 문제들을 찾아서 발품 팔듯 문제를 찾아 헤맸다. 이렇게 찾아서 풀 때도 약간 이해 안 가는 문제들이 생겨서 막막했었는데 시험 보러 가서는 문제들이 더 어렵게 나오기 때문에 계산 문제들은 많이 풀어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샘플 문제에서는 어딘가 눈치껏 풀면 정답을 찾을 수 있다 하면 자격증 시험 문제에서는 정확하게 모르면 시간만 엄청 잡아먹고 결국은 찍어야 되는 상황이 온다.

 

3.

40문제를 60분 안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분배해야 된다. 나의 경우에는, 샘플문제들을 40분 정도에 다 풀고 20분 정도가 남았던 반면에 시험장에서는 오히려 20분 정도가 모자랐다. 헷갈리는 문제가 있다면 아닌 답은 확실하게 그어 문제에 체크를 해두고 바로 넘어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아닌 답들은 이후에 다시 찾아오면 까먹기 때문에 찍으려고 해도 확실히 제거된 답들은 아웃시키고 남은 답들 중 선택하는 편이 오답률을 줄일 수 있다. 아 그리고 오히려 뒤에 남은 문제가 더 쉬울 수 있다. 시험시간이 촉박해져서 더 쉬운 문제를 놓치게 된다면 집 가는 길에 눈에서 뭔가 흐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답안지에는 이름, 영문 이름, 또 이것저것을 써야 하기 때문에 답안지 교체를 웬만하면 안 하는 것이 낫다. 시험지에 답을 체크를 해두고 한 번에 옮겨 적는 게 제일 시간 절약하는 방법이다.

 

4.

내가 선택한 7시 반 타임의 시험장은 대화빌딩 지하 1층이었다. 가는 길에는 스타벅스도 있고 파스쿠찌도 있다. 미리 와서 공부를 할 경우 저 두 개의 카페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대화빌딩 지하 1층에도 카페가 하나 있다. 샐러드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카페로 자릿수가 많지는 않다. 그래도 그곳에 있는 거의 모두가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자리만 잡으면 아주 조용하게 공부할 수 있다. 그리고 5시 전에 가면 창문을 통해 5시 시험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만약 집중이 안 되는 상태라면 차라리 이 모습을 보고 빠르게 떨리는 마음을 장착하고 더 집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5.

경기도에 산다면 istqb 말고 kstqb를 준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냐면 경기도 잡아봐 홈페이지에서 국가 자격증, 민간 자격증, 어학 자격증을 딸 때 응시료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istqb는 국제 자격증이라 지원을 안 해주지만 kstqb는 민간 자격증이라 지원을 해주는 것 같았다. 최대 30만 원까지 응시료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이 돈으로 여유롭게 여러 번 봐봐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한 번에 합격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뭐가 돼었든 알아두면 손해 볼 정보는 아니지 않은가.

 

6.

시험 공부기간은 적어도 한 달 정도의 기준으로 잡는 게 심적으로 편하다. 나의 경우는 시험 보기 아주 예전에 유튜브 강의를 다 들어두고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를 한 게 2주 전부터였는데, 사실 2주 중 1주일은 코로나에 걸려있어서 제대로 공부한 시간은 일주일이었다. 일주일 동안 준비를 하는 건 비전공자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다 외우면 되지 뭐."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진짜 샘플문제 풀어보면 산산조각 난다. 응용도 응용이지만 실라버스에 나와있지 않는 내용에 대해 문제로 만들어져 있다. 아니면 그냥 블라 블라 어쩌고 저쩌고 하는 곳에 적혀있던 사이에 껴있는 단어 한 개를 두고 예시를 주고 이 단어가 그거라는 것을 알아야 된다. 솔직히 이건 쫌...? 그렇기에 일주일 정도로 공부해서 시험 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QA가 직업인 사람, 전공자, 원래 이쪽 분야에 관심과 지식이 있었다 하는 사람들만 가능하다. 적어도 2주, 3주는 있어야 심적으로 편하다.  

 

시험장에는 7시부터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기 전에 컴퓨터용 사인펜이나 유성 볼펜을 제대로 챙겨갔는지 확인을 하고 시험장 문 앞에 가면 안내해 주시는 분이 이름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를 해주신다. ISTQB 답게 자리가 a, b, c, d, e, f, g 열로 되어 있는데 "a열의 끝에서 몇 번째, 앞에서 몇 번째 자리로 가세요." 해주시면 그대로 가서 앉으면 된다. 만약 잘 모르겠다면 다시 한번 물어보면 되는데 그럴 때는 자리로 직접 데려다주시는 것 같다. 문제지를 다 나눠 주고 이름을 쓰고 다 준비가 되면 "시작하겠습니다." 하면서 그때부터 1시간의 타이머가 화면에 뜬다. 중간중간 답안지가 문제가 있을 때는 손을 들어 변경하면 되고 문제를 다 풀었다면 손들어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제출하고 일어나서 나가면 된다. 이건 시험 시간이 꽤 남았을 때만 가능하고 시험 시간이 10분 전일 때는 앉아서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간에 쫓겼던 나는 당연히 1, 2분 정도를 남겨둘 때까지 시간을 사용했고 내가 끝나는 것을 보자마자 옆에 지나가시던 감독관님께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가져가셨다. 실제로 중간에 가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잠깐이었지만 대단해 보였었다. 다 끝나면 감독관님들이 한 명 한 명 자리로 가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가져가신다. 전부 수거가 되어도 바로 나갈 수 없다. 무언가의 규칙이 있는 것 같았는데 각 줄마다 앞에서 허락을 해주셔야 나갈 수 있다.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 가져갔을 때가 그 타이밍 아닌 것은 내 눈으로 확인했다. 마치 학교나 교회 수련회에서 그룹마다 밥 먹으러 가는 걸 허락 맡는 것처럼 기다렸다 나오면 모든 게 다 끝난다.

 

시험 끝나고 나오니까 8시 50분쯤 되었었는데 밤 공기가 좋았다. 청담역까지 걸어가면서 빌딩들을 많이 봤다.

"저 어딘가 내가 일할 곳이 한 군데는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걸음을 옮겼다.

19만 8000원이 큰돈으로 느껴지는 지금 나에게 응시료는 무거웠지만 그래도 도전해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였다. 시작해보지 않았을 때는 "내가 과연 저걸 해볼수 있을 까." 싶지만 막상 발로 밟아보니 "나 충분히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었다. 다음엔 더 잘 해보자 내 자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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