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복싱.
코치님과 관장님과 펀치연습을 할 때마다 훨씬 늘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딱 하나, 처음과 전혀 늘지도, 올바르지도 않은 똑같은 문제가 있다.
왜! 왜 상체가 안 숙여지는가.
너무나 곧은 나의 상체.
하체를 숙이고 상체를 인사하듯 굽혀야 하는 복싱에서 나의 상체는 너무나 뻗어있다.
골반을 뒤로 빼야 되는데 왜 난 앞으로 빠져있지. 왜 연습하면 할수록 이상해지지. 인사하듯 자연스럽게 어깨를 숙여야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코치님이 한참을 설명해 주셨지만, 내 상체는 더 이상해졌고. 오늘 운동은 아무래도 틀린 듯하다.
인사하듯 앞으로 살짝 숙이면서 골반과 배가 약간 접히는 느낌까지 가면서 복부에 힘을 줘야 한다는데. 나는 골반부터 글러먹었다.
코치님이 장난식으로 얼마나 평소에 인사를 안 해본 거냐 말을 하셨는데, 사실 난 굽히는 인사를 정말 많이 안 해봤다.
가족 중에서 막내 중 막내.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외삼촌, 외숙모, 이모, 이모부, 고모, 형부들. 그 누구에게도 손인사를 했지 숙여서 인사를 해본 적이 없다. 가족 모두가 나에겐 손인사를 했고, 난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자랐다. 이걸 알리 없는 코치님의 장난에 괜히 뜨끔하는 기분으로 다시 연습, 또 연습을 했다. 사람들을 봐도 뭐가 다른 건지 정말 모르겠다.
한참을 그렇게 연습하고 있을 때쯤 관장님이 다가왔다. 뭐가 안되냐고. 역시나 같은 걸 말하니 관장님은 배가 아프다는 기분으로 배를 잡아보라 하셨다. 딱 그 느낌으로 숙이면 된다는데. 왜 거울 속 내 모습은 이상한 연체동물 같지.
아무래도 이 자세를 배우기에 난 꽤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할 것 같다.
체육관을 나오면서 며칠 전 친구에게 연락이 왔던 사실을 부재중 빨간 숫자로 발견해서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언제 연락한 건데 지금 연락을 하냐는 타박을 듣고 뭐하냐는 말에 오늘 체육관에서 있던 일을 하소연했다.
그 친구와 나는 친구 하나를 더 두고 셋이 친한데, 유독 우리 셋 모두 허리가 곧지 않냐는 말과 함께 자신은 요가를 해도 변하지 않았다며 나를 위로했다. 생각해 보니 그 친구는 펜싱도 오래 했는데 여전히 곧은 걸 보면 우리가 정말 운동으로 고쳐지지 못하는 몸인가 싶다. 유연과는 너무 거리가 먼 우리였다. 난 그래도 쟤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는데, 결국 똑같았나 보다. 달라질 테다.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긴팔 운동복을 사야 할지 고민이 된다. 운동을 하나 배울 뿐인데 꽤나 필요한게 많다.
오늘은 10도였는데 반팔을 입으니 추웠다. 날씨가 더 떨어지기 전에 대책을 찾아야겠다.
++
오늘 관장님과 펀치 연습을 끝으로 내 단점을 꼽아주셨다. 원투쓰리할때 투하고 쓰리로 넘어가는 펀치가 일직선이 아니라 약간 아래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온다고. 오, 그런 것 같았다. 바로 고칠 수 있었다. 단점을 아는 건 참 좋다. 수정할 수 있으니.
내 상체도 이렇게 바로 알아들었으면 참 좋았을 것을. 참 난제다. 난제야.
++
그래서 요즘 체육관 갈때마다 정말 90도까지는 아니어도 일부러 70도 정도의 인사를 한다. 내 나름대로 머리를 써본 것인데 이게 진짜 인사를 안 해봐서 그런가. 익숙하지 않아서? 아니 이게 맞나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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